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2019년 프로야구 KBO 올스타전에서 화제를 모은 건 기대 이상의 ‘깜짝 퍼포먼스’였다. 팬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로 변장한 선수들은 큰 박수를 받았다.
올해 신설된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집안 경쟁이었다. SK가 선사한 ‘스포테인먼트’는 상당히 파격적이기까지 했다.
최정은 진짜 홈런 공장장이 됐고 로맥은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코스프레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고종욱도 별명 고볼트에 어울리는 화려한 색상의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 SK 김광현(왼쪽)은 21일 프로야구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 선발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의 유니폼은 동료들과 달리 특별하게 바뀐 게 없었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미스터 올스타 한동민이 동미니칸으로 변신하고도 일찌감치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포기했을 정도로 ‘임팩트’가 강렬했다.
올스타전에는 SK 소속 선수가 8명이나 참가했다. 팬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선물’이었다. 김강민을 제외하고 7명이 올스타전을 뛰었다. 다들 색다른 유니폼을 선보였지만 1명은 예외였다.
드림 올스타 선발투수 김광현이었다. 그의 유니폼 상의는 특별하지 않았다. 이름도 별명이 아니라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왜 SK 선수단의 쇼맨십에 동참하지 않은 것일까.
김광현은 올스타전을 단순한 이벤트 매치로 생각하지 않았다. 팬을 위해 뛰는 뜻깊은 경기로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러야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김광현은 12일 문학 키움전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쳤다. 선발 등판 일정에 따라 18일 문학 LG전에 나가야 하나 올스타전 선발 등판을 위해 강제 휴식이 주어졌다. 올스타전은 후반기 준비 과정이기도 했다. 라이브 피칭과도 같았다.
SK 관계자에 따르면, 올스타전을 앞두고 퍼포먼스 아이디어를 논의하면서 김광현에게도 의사를 물었다. 김광현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긴 안목으로 ‘루틴’에 따라 준비하겠다는 뜻이었다.
또한, 올스타전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라며 전반기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거르게 한 염경엽 감독의 배려에 부응하고 싶었다. 김광현은 “정식 경기처럼 공을 던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