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감독님께서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21일 프로야구 KBO 올스타전에 참가한 민병헌(32·롯데)의 표정은 밝을 수 없었다.
이틀 전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동반 사퇴는 민병헌에게도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양 감독은 17일 광주 KIA전 패배로 전반기 최하위가 확정되자, 사퇴를 결심했다. 그러나 선수단 누구도 알지 못했다.
↑ ‘제가 웃는 게 아닙니다.’ 민병헌은 KBO리그 전반기 종료 후 양상문 감독의 사퇴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민병헌은 이날 팬 사인회에서 가장 많은 취재진이 몰린 선수였다. 롯데 선수 중 유일하게 팬 사인회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민병헌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창원NC파크를 찾았다. 그렇지만 표정 관리하기가 어려웠다.
민병헌은 “이럴 줄 알고 준비를 했는데, 그래도 당혹스럽다. 감독님과 단장님이 너무 급작스럽게 그만두셔서 솔직히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34승 2무 58패로 전반기를 10위로 마감했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된 후 롯데가 전반기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온전히 양 감독이 짊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
양 감독이 부임한 지 만 1년도 안 돼 물러난 부분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민병헌이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 머릿속이 복잡하다. 마음도 편치 않다. 올스타전이 축제의 장이라 좀 웃고 즐거워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라고 했다.
민병헌은 “감독님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감독님께서 많이 힘들어하셨다. 후반기에는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잘 추스르고 더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민병헌은 말 한마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