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염갈량의 천하통일의 꿈이 현실이 될 것인가.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SK와이번스가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다.
SK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9 KBO리그 정규시즌 팀 간 9차전을 8-6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SK는 5연승을 달리며 58승1무27패를 만들었다. 올 시즌 두산 상대 4연승이다. 2위 두산을 상대로 이겼기 때문에 7경기로 벌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반면 두산은 연승이 멈추며, 52승35패가 됐다.
이제 전반기도 막바지를 향해 가는 시점에서 SK는 승패 마진을 30개 이상 벌어놨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맞붙은 라이벌 두산과의 상대 전적도 5승4패로 우위를 점하게 됐다. 포스트 시즌, 그것도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날 유력한 후보를 상대로 한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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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SK가 8-6으로 승리하면서 5연승을 질주했다. 9회말에 등판해 승리를 지킨 SK 서진용이 염경엽 감독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이날 경기에서는 선발 박종훈이 6이닝 4실점(2자책)으로 호투하고, 제이미 로맥이 좌중월 투런홈런을 때리는 등 투타 조화가 완벽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7회 내야수들의 잇따른 실책으로 두산에 추격을 허용한 부분이다. 8-0으로 앞서던 SK는 선발 박종훈이 6회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7점 차의 넉넉한 리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7회 실책이 겹치면서 8-5, 3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고, 9회 마무리로 올라온 서진용이 1실점 하며, 다소 살 떨리는 승부가 됐다. 그래도 결과가 좋았다는 점은 SK에 많은 의미를 준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에 올랐다. 전임 트레이 힐만 감독 시절에는 단장을 역임했다. 염 감독은 단장으로 묵묵히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시즌 SK는 한국시리즈를 제패했지만, 정규시즌은 2위였다. 1위 두산과는 14.5경기 차일 정도로 그 격차는 컸다.
하지만 올 시즌 염 감독이 부임하고 난 이후 SK는 업그레이드가 된 모양새다. 김광현-앙헬 산체스-헨리 소사-박종훈-문승원 등 5선발까지 쉬어갈 곳이 없다. 지난 시즌 고민거리였던 필승조도 하재훈이라는 마무리 투수의 발굴과 강지광 서진용 김태훈 정영일 등 든든한 자원들이 넘친다. 시즌 초반 터지지 않았던 타선도 날씨가 더워지면서 활화산같이 터지고 있다. 최정과 로맥은 홈런 20개로 공동 1위에 오르는 등 팀 홈런도 1위를 탈환하며 홈런공장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염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이던 201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당시 류중일 감독(현 LG트윈스 감독)이 이끌던 삼성 라이온즈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염 감독이 흘린 눈물이 화제가 됐다. 프로야구 대표적 지장으로 손꼽히며 제갈량에 빗대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은 염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은 일생의 목표이다. 올 시즌은 통합우승이라는 목표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염갈량에게 비원의 꿈이었던 천하통일도 머지 않은 느낌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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