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박진형(25·롯데)은 29일 KBO리그 잠실 두산전에 구원 등판해 시즌 3세이브를 올렸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7년의 2세이브였다.
의미 있는 세이브였다. 롯데가 두산을 이겼다. 그 승리를 지켰다. 롯데의 두산전 승리는 2018년 8월 12일 잠실 경기(12-11) 이후 10개월 만이었다. 잠실야구장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펼친 것도 3개월 만이었다.
박진형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4-0의 8회말 2사 후 손승락이 볼넷(김재호)과 2루타(허경민)를 허용해 2,3루 위기에 몰리자 불펜에 있던 박진형에게 긴급 호출 명령이 떨어졌다. 그는 박세혁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해 불을 껐다. 6구 중 포크볼이 5개였다.
↑ 롯데 박진형은 1년간 재활을 마치고 복귀했다. 현재 롯데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9회말도 깔끔했다. 정진호(삼진), 정수빈(우익수 플라이), 페르난데스(삼진)를 차례로 아웃시켰다. 1⅓이닝 퍼펙트 피칭이었다. 투구수는 19개. 스트라이크(15개) 비율이 78.9%였다. 상당히 공격적인 투구였다.
박진형은 “계속 중요한 상황에 등판해서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자신 있게 임했다. 포수 (나)종덕이의 사인을 믿고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박진형을 노심초사로 지켜봤을 롯데 팬이다. 25일 사직 kt전(8-8 무) 이후 나흘 만에 등판이었다. 당시 8-6의 9회초 2사 1루서 황재균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양상문 감독은 “황재균이 박진형의 슬라이더를 잘 친 것”이라고 두둔했지만 롯데는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게다가 박진형은 3경기 연속 9회 2사에서 홈런을 맞았다. 블론세이브가 2개였다. 이 때문에 2점대(2.53)였던 평균자책점이 5점대(5.68)까지 치솟았다.
‘설마 또’라는 심정으로 박진형의 공 하나하나를 지켜봐야 했다. 그렇지만 박진형은 이미 툭툭 털어냈다. 과거의 일이다.
박진형은 “아마추어 시절까지 통틀어 3경기 연속 홈런을 맞은 건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괜찮았다. 상처받지 않았다. 내가 실투하기도 하나 (보통)타자가 잘 친 거다. 타자와 승부를 하다 보면 홈런을 맞을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 5,6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했다면 좀 많이 힘들었을지 모르겠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불펜 형들도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처지거나 그렇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박진형은 현재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어깨 통증으로 1년간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그는 지난 5월 2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후 15경기 1승 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14를 기록하고 있다.
박진형은 “내가 계속 경기를 뛰고 있던 상황이라면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난 공을 던져도 아프지 않다는 게 정말 좋다. 중요한 상황에 뛰고 공을 던질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롯데는 마무리투수가 고민이었다. 손승락, 고효준, 구승민 등 얼굴이 자주 바뀌었다. 바통은 박진형에게 넘어갔다.
박진형은 의욕이 넘친다. 그는 “마무리투수라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마무리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