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팀 분위기와 흐름의 게임’이라고 한다.
야구에서 흐름은 팀 승패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부분으로 상황이 급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경기를 잘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루미스나 본 헤드 플레이 후 갑자기 팀이 무너지는 것들이 그렇다. 일종의 전환점(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데, 팀 분위기가 확 가라앉는다. 특히 연패에 빠지면 팀 분위기는 더 어두워지고 침체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는 늘 팀 분위기를 강조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 호랑이 군단의 진격을 이끌고 있는 박흥식 KIA타이거즈 감독대행. 사진=MK스포츠 DB |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승패와 관계없이 팀 분위기는 살아 있어야 한다. 이 역할을 주도하는 이가 바로 감독이다. 선수들은 경기 중 일부러 보려고 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감독에게 눈이 간다. 그리고 감독의 행동에 따라 선수들의 행동과 표정은 변한다. 눈치를 본다는 맥락이다.
KIA는 박흥식 감독대행 취임 후 23경기에서 14승9패 승률 0.609 팀타율 0.305(1위) 팀 평균자책점 3.10(3위)의 성적은 팀 분위기를 밝고 활발하게 만들어서 좋은 흐름을 가져간 노력의 결과이다.
반대로 성적이 나쁜 팀이 벤치분위기가 좋기는 어렵다. 인상을 쓰고 있다고 경기를 이기는 것도 아니지만 야구도 못하면서 벤치에서 낄낄거린다는 것은 금기에 가까운 행동이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오랜 경험을 통해 팀 분위기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이 부분을 잘 활용하고 있다.
팀 분위기와 관련해 일본 매체 스마트플래시의 일본 한신 타이거즈 야노 아키히로 감독과 인터뷰 기획 기사에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야노 감독은 “내가 즐겁지 않으면, 선수들이 즐겁지 않다”고 하며 팀이 0-6으로 지는 상황에도 안타가 나오면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려 기쁨을 바로 드러내며 선수를 독려한다. 원래 야노 감독은 벤치에서 점잖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감독이 되면서 변화한 이유가 있다.
그는 국제 대회에서 멕시코, 한국 등의 팀들이 벤치의 분위기에 따라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인상 깊게 봤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 한국과의 준결승에서 좀처럼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노장 김인식 감독이 기쁨을 표시하는 모습에 강한 느낌을 받았단다. 또 벤치에서 선수들의 끊임없는 응원에 감독과 코치도 감정이 달아오르면서, 타석과 투수들에게 그리고 수비 중인 야수에게 전해진다는 것을 깊게 느꼈다고 했다.
벤치에서의 분위기가 승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도카이대 다카야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벤치에서 슬픈 표정만 감추면 된다. 기쁜 표정을 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은 연구 결과 득점권 타율에서 8푼 가까이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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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제공= SBS스포츠, 베이스볼S 이호섭[ⓒ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