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드류 루친스키(31·NC)는 KBO리그 5월의 투수였다. 그러나 그는 5월의 MVP가 될 수 없었다. 후보조차 오르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이에 논란을 제기했다. 루친스키는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루친스키의 5월 투수상 수상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월간 투수상은 평균자책점이 매월 규정 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가장 낮은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루친스키는 5월 5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1.03(35이닝 6실점 4자책)을 기록했다. KIA 양현종(1.10)을 제쳤다.
↑ 드류 루친스키는 KBO리그 5월 월간 투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는 5월 MVP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사진=김영구 기자 |
2019시즌부터 KBO리그에 첫 선을 보인 루친스키의 개인 첫 수상이다. 8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그는 “5월 투수상을 받게 돼 기쁘며 감사하다. 매우 영광스럽다. 내가 잘한 게 아니라 동료들의 수비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루친스키는 단순히 평균자책점만 낮지 않았다.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았으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69로 가장 낮았다. 9이닝당 볼넷(0.77)과 삼진/볼넷 비율(9.00)도 2위였다.
어떤 부분이 가장 만족스럽냐는 질문에 루친스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내 기록에 대한 만족은 없다. 오히려 팀 승리(5월 등판 경기 3승 2패)가 더 기쁘다. 그 부분을 더 신경 쓰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루친스키는 5월 KBO리그에서 누구보다 가장 위력적인 선발투수였다. 그렇지만 그는 3일 공개된 5월 MVP 후보에서 제외됐다.
투수 2명, 야수 2명 등 총 4명이 MVP 후보에 올랐다. 투수는 양현종과 앙헬 산체스(SK)였다. 양현종은 승리(4) 및 탈삼진(44) 1위,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했다. 산체스도 승리(4) 1위 및 평균자책점(1.65) 4위에 올랐다.
루친스키가 양현종, 산체스보다 승리(2)가 적을 뿐 다른 기록에서는 뒤진 게 없었다. WHIP, 피안타율, 삼진/볼넷 비율 등은 더 좋았다.
루친스키의 5월 MVP 수상 여부를 떠나 후보조차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해 나 역시 알고 있다. (아쉬움을 떠나)내가 어떻게 좌지우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팬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루친스키는 6월에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창원 KIA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펼쳤다. 루친스키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면서 점점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KIA 타자를 상대로도 변화구를 섞어 던진 게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루친스키는 속구(33), 커브(19), 포크(20), 투심(21), 커터(11) 등을 다양하게 던졌다. 커브는 3회부터 추가하며 KIA 타자에 허를 찔렀다.
8일 현재 그의 평균자책점은 1.95로 LG 타일러 윌슨(1.62), 산체스(1.76)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개인 타이틀 경쟁 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부문이다.
루친스키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개인 성적은 개의치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다. 그것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경기에 나갈 때마다 공 하나하나를 최선을 다해 던져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전했다.
루친스키는 개인보다 동료, 나아가 팀을 중요시한다.
그는 “야구란 게 잘 될 때도 있지만 잘 안 될 때도 있다. 잘 못 쳐도 열심히 훈련한다. 그리고 좋은 수비로 돕는다. 각자 프로선수로서 자기 위치에서 동료, 팬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