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뭔가 사건이 벌어져야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에서 또 한 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가 벌어졌다. 그물망을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였다. 4회초 컵스 공격 도중 알버트 알모라 주니어가 때린 파울 타구에 관중석에 있던 어린 관중이 맞았다.
이 어린이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울음을 터트리며 안전요원에게 안겨 경기장을 떠났다. 이 장면을 지켜 본 관중들과 양 팀 선수들은 모두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애스트로스 구단은 이 어린 관중이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정보만 공개했다.
↑ 30일(한국시간) 컵스와 휴스턴의 경기에서는 파울 타구에 어린 팬이 맞아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美 휴스턴)=ⓒAFPBBNews = News1 |
메이저리그는 지난 2015시즌부터 그물망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2015년 6월 보스턴 레드삭스 홈구장 펜웨이파크에서 한 여성이 관중석에 날아든 부러진 배트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단이 됐다.
2016시즌을 앞두고 그물망을 양 쪽 더그아웃 중 홈과 가까운 쪽 끝부분까지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모든 구단들이 이에 따랐지만 사고가 이어졌고, 2018년부터는 더그아웃 끝까지 그물망이 확대됐다.
이것 역시 부족한 조치였음이 계속되는 사고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79세 생일과 59번째 결혼기념일을 기념해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린다 골드블룸이라는 이름의 여성이 머리에 파울볼을 맞은 뒤 숨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죄없는 어린 아이가 부상을 입었다. 이제는 안전망을 더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SPN은 "일본이나 한국에 있는 경기장은 한쪽 파울 폴에서 반대쪽 파울 폴까지 그물이 설치돼 있다"며 메이저리그 구장들이 아시아에 있는 야구장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컵스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도 "필드 전체에 펜스를 두르는 것이 좋을 거 같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정말 슬프다"며 관중들의 안전을 생각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어린 아이들이 경기장을 찾는다. 그들은 우리가 뛰는 모습을 보고싶어한다. 그리고 공은 강하게 날아든다. 이 경기는 속도가 빠르다. 팬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두산 베어스에서 뛰고 있는 조시 린드블럼도 트위터(@JoshLindblom52)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팬들의 안전은 메이저리그가 1번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라며 말문을 연 그는 "아시아에 있는 야구 팬들 누구도 파울 구역 전체에 그물망이 있다고 해서 야구장에서 재미를 덜 느끼고 있지 않다. 만약 선수와 교감이 사라지는 것이 걱정되는 팬들이 있다면, 그물망을 낮추거나 올리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 파울 타구를 때린 컵스 외야수 알모라 주니어는 울음을 터트렸다. 사진(美 휴스턴)=ⓒAFPBBNews = News1 |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계속되는 사고에도, 여전히 팬중에는 시야를 방해하고 선수들과 교감을 막는다며 그물망 확대를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사고가 이어지면서 안전을 생각해야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연간 1750명의 팬들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던 도중 파울볼이나 날아든 배트에 부상을 입고 있다.
ESPN은 31일 기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