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지난 두 경기, 집 나가서 고생했던 류현진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상대는 27승 28패로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3위를 달리고 있는 뉴욕 메츠. 이들에게는 갚아줘야 할 아픔이 있다.
뉴욕 메츠(제이슨 바르가스) vs LA다저스(류현진), 다저스타디움, 로스앤젤레스
5월 31일 오전 11시 10분(현지시간 5월 30일 오후 7시 10분)
현지 중계: SNY(메츠), 스포츠넷LA(다저스)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 원정에서 고생했던 류현진이 다시 홈경기에 등판한다. 사진=ⓒAFPBBNews = News1 |
힘겨웠던 원정 2연전
다저스는 앞서 신시내티-탬파베이-피츠버그를 거치는 원정 8연전을 치렀다. 류현진은 이중 신시내티와 피츠버그 원정에서 등판했다. 두 차례 등판 모두 애로사항이 있었다. 20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는 낮경기로 진행됐다. 연고지 LA와 시차가 3시간 나는 동부 지역의 낮 경기.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법도 했지만,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26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는 비로 1시간 48분간 지연된 후 재개됐다. 비가 많지 않은 LA에서 선수 생활을 해온 류현진에게 낯선 경험이었다. 준비를 마친 뒤 다시 오랜 시간을 쉬었다 던지면서 애를 먹었다. 6이닝동안 10개의 피안타를 맞으며 고전했지만, 2실점으로 막았다. 주자가 득점권에 나갔을 때 단 두 개의 안타만 허용한 것이 컸다. 팀이 7-2로 승리하며 시즌 7승째를 거뒀다. 현재 5연승을 기록중이다. 다저스는 5월 류현진이 등판한 5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시 홈경기다. 다저스는 올해 류현진이 홈에서 등판한 5경기를 모두 이겼다. 류현진도 모두 승리를 챙겼다. 이번 시즌 그의 홈 성적은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22.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제임스 팩스턴(양키스, 0.40)에 이어 2위, 내셔널리그에서 1위에 해당하는 홈 성적이다.
극적인 역전승
다저스는 이번 시리즈 2승 1패로 앞서 있다. 29일 경기에서 9-8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7회초까지 3-8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7회말부터 득점을 내기 시작해 결국 9회말 4점을 뽑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최근 14경기에서 11승 3패를 기록,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줬다. 이날 기록한 2루타 8개는 LA다저스 구단 역사상 한 경기 최다 2루타 타이 기록이다. 앞서 지난 27일 피츠버그 원정에서 같은 기록을 세웠다.
↑ 다저스는 직전 경기 거짓말같은 역전승을 완성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6회 페드로 바에즈가 1실점, 7회 훌리오 우리아스가 2실점을 기록하는 등 불펜은 여전히 불안했지만,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이제 그 상승세를 잇는 것은 다음 날 선발 투수에게 달렸다. 이번 시즌 다저스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이 위닝시리즈를 위해 출격한다.
10피안타 5실점의 기억
류현진은 메츠를 상대로 통산 6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66(38이닝 7자책)으로 강했다. 1.66은 3회 이상 상대한 팀 중에 LA에인절스(0.83), 워싱턴 내셔널스(1.35) 다음으로 낮은 기록이다. 메츠를 상대로 그만큼 잘했다.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츠를 상대로 기록한 유일한 패전이 지난 시즌에 있었다. 지난해 9월 6일 홈경기였다. 6이닝 10피안타 8탈삼진 5실점(1자책)을 기록했고 팀이 3-7로 지면서 시즌 두 번째 패전을 안았다. 5실점은 지난 시즌 최다 실점이었다. 원래 기록은 6이닝 11피안타 8탈삼진 5실점 3자책이었는데 안타 한 개가 실책으로 정정되며 10피안타 1자책으로 기록이 변경됐다. 덕분에 오히려 평균자책점은 내려갔지만, 패전의 아픔은 지워지지 않았다.
당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등판에 대해 "기록보다 좋은 등판이었다"고 평했다. "우리 수비가 류현진 뒤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수비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류현진을 두둔했다. 류현진은 "한 두 개 빼고는 분석한대로 잘됐는데 운이 없었던 거 같다"며 "전체적으로 안되는 날이었다. 빨리 잊어버릴 생각이다.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그냥 안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한마디로 좋은 기억은 아니다.
무서운 신인
그리고 다시 만난 메츠는 지난해보다 더 강해진 모습이다. 로빈슨 카노, 제드 라우리,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제프 맥닐, 브랜든 니모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치고 올라온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선수는 신인 피트 알론소. 전날 경기에서 홈런 2개로 4타점을 올렸다. 시즌 19호 홈런을 기록하며 마크 맥과이어 이후 처음으로 6월 이전에 19홈런을 때린 신인 타자로 기록됐다. 5월에만 10개 홈런을 때려 메츠 구단 신인 월간 최다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는 좌우 가리지 않고 잘치고 있지만, 특히 좌완을 상대로 0.964의 OPS를 기록하고 있다. 집중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타자다. 좌완 상대로 메츠에서 가장 많은 5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 메츠는 경기는 졌지만, 타선은 화끈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메츠는 전날 경기를 졌지만, 공격 내용은 좋았다. 이번 시리즈 통틀어 3경기 20득점을 기록중이다. 방심하면 지난 피츠버그 원정과 마찬가지로 난타를 허용할 수도 있다.
※ 류현진 vs 메츠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아론 알테어 2타수 무안타
마이클 콘포르토 6타수 1안타 2삼진
토드 프레이지어 11타수 1안타 1볼넷 5삼진
카를로스 고메즈 3타수 1안타 1삼진
아데이니 에채바리아 5타수 1안타 1볼넷
후안 라가레스 7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삼진
아메드 로사리오 5타수 1안타 1삼진
↑ 바르가스는 메츠 이적 이후 자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전직 다승왕 출신
상대 선발 제이슨 바르가스는 좌완으로 올해 만으로 36살인 베테랑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4시즌을 뛰었고 2017년 캔자스시티 로열즈 소속으로 다승 1위(18승)에 올랐으며 올스타에 뽑혔다. 당시 활약을 발판으로 메츠와 2년 1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메츠와 계약 이후에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오른손 유구골 골절과 종아리 근육 염좌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20경기에서 92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이번 시즌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차례 부상자 명단을 갔다왔다. 이번 등판은 부상 복귀 이후 두 번째 등판이다. 지난 2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는 5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7차례 등판 중 세 번째로 5이닝을 채운 등판이었다.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과 커브 네 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