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만약) 뽑아주신다면...영혼을 바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번 시즌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 혜성처럼 떠오른 좌완 하준영(20).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에 타고난 승부욕, 그리고 배짱까지 갖춰 일찌감치 팀 10년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제는 KIA 필승조 그 이상의 역할을 맡는다. KIA 코칭스태프는 물론 관계자들 모두 하준영 이야기가 나오면 미소부터 지었다. 현재 가장 확실한 카드라는 믿음이 깔려있었다.
29일까지 24경기에 출전, 24⅓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2.59로 뛰어나다. 최고구속 150km, 148, 149km가 팡팡 찍힌다. 다만 이와 같은 수치로는 하준영의 가치를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 KIA의 현재이자 미래, 1,2년을 넘어 10년 이상을 책임져줄 자원으로 꼽히는데 주저함이 없다.
↑ KIA 마운드의 핵심으로 떠오른 하준영(사진)이 남다른 승부욕을 전하며 향후 더 큰 역할을 꿈꿨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하지만 이내 하준영은 “김경문 감독(국가대표팀 감독)님이 저를 아시기나 할까요 하하하”라며 손사래 쳤다. 민망한 듯 조심스러워했다. 거듭 자신을 낮췄다. 단, 최근 김경문 감독이 젊은 투수자원을 눈여겨보는 중이라고 이야기 건네자 잠시동안 눈동자가 커졌다. 그러더니 하준영은 “(만약 언젠가 대표팀에) 뽑아주신다면...전 영혼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며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하준영은 입술을 깨물며 순간이지만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하준영은 자신의 남다른 승부욕을 밝혀 화제가 됐다. 경기에 나서지 않은 시점,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무엇인가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만큼 강한 승부욕으로 뭉쳐있다는 뜻. 하준영은 “마운드에 오른 뒤 그런 승부욕이 발동하면 사기가 더 오르더라.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할 때는 최대한 상대타자 방망이에 맞힌 다는 생각으로 더 윽박지르려 한다”며 “어린시절부터 승부욕이 강했다. 정말 어느 상황 때는 스스로도 모르게 부글부글 끓고 있더라”며 웃었다. 하준영은 대화 자체만으로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듯했다.
↑ KIA 하준영(사진)은 언젠가 찾아올 태극마크를 꿈꾸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기다리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하준영은 “(일본과 맞붙을 때) 승부욕이 더 상승한다. (앞으로 성인대표팀서 맞대결한다면?) 당연히 더 상승하지 않겠나. 언제나 꿈꿔오던 장면이다”며 다시금 심기일전했다. 하준영은 주변에서 “그럼 리틀 일본킬러네”라고 별명지어주자 싫지 않은 미소를 지었다. 원조 일본킬러 김광현(SK)과 다른 듯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하준영은 여전히 겸손했다. 승부욕은 강하지만 차근차근 정해진 길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언젠가는 찾아올 그날을 상상하며 한 단계씩 나아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리틀 일본킬러가 진짜 일본킬러가 되는 날을 말이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