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어린이날 삼성전이 떠올랐다.”
에릭 요키시(키움)는 17일 KBO리그 고척 롯데전에서 6회 2사 후 오윤석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전까지 볼넷 2개만 내줬다.
냉정하게 노히트노런을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6회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투구수는 84개였다. 9회까지 책임지기에는 무리였다. 종전까지 그의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도 106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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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키시는 17일 KBO리그 고척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키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또한, 요키시는 90구 전후 구위가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오윤석에게 안타를 맞은 건 그의 88번째 공이었다.
요키시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이미 경험이 있다. 5일 고척 삼성전에서도 6회 2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당시에는 66구였다.
요키시는 “(오윤석에게 안타를 허용한 순간)삼성전에서 퍼펙트 투구를 하다가 깨졌을 때 같은 기분이었다”라며 “그렇지만 노히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언젠가 안타는 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이 야구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요키시는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끈 ‘무실점’ 투구에 의미를 부여했다. 요키시가 KBO리그 진출 후 무실점으로 막은 건 10경기 만에 처음이었다.
요키시는 “롯데에는 좋은 타자가 많아 볼 배합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만큼 밸런스를 깨트리려고 한 게 적중했다. 자연스럽게 빠른 볼카운트로 땅볼 유도가 가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요키시는 이대호와 세 번째 대결에서 이긴 게 주효했다고 했다. 6회 2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았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6-0으로 점수차가 컸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요키시는 6회 피안타율(0.389)이 가장 높은 데다 이대호는 지난 주간 홈런 네 방을 날렸다
요키시는 “노히트가 깨진 걸 신경 쓰지 않았다. 다음 투구에 집중했다”라며 가장 긴장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요키시는 이대호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그리고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요키시는 이대호에게 속구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6구 중 5구가 체인지업이었다.
요키시는 “아무래도 6회 정도가 되면 타순이 두 번 돌아 세 번째 대결을 펼친다. 타자들이 내 공에 익숙해질 터다. 그동안 5,6회 안 좋았던 건 내 투구가 효과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전에는 원하는 대로 됐다. 만약 이대호에게 장타를 허용했다면 반복됐을 것이다. 이대호를 내야 땅볼로 잡은 게 컸다”라고 밝혔다.
키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