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17일 키움의 4연패 탈출에는 지명타자 박동원(29)의 안타 2개가 결정적이었다. 1-0의 2회 1사 1,3루서 2타점 3루타를 치더니 4-0의 4회에는 포문을 열어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키움을 상대할 투수는 박동원을 경계해야 한다. 팀 내 유일한 4할 타자(0.400)다.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상위권이다. 50타석 이상 타자 중 0.444의 민병헌(50타석·롯데), 0429의 모창민(62타석·NC)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주목할 점은 박동원의 포지션이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박동원을 지명타자로 썼다. 포수 마스크는 이지영(9번)이 썼다.
↑ 박동원은 17일 KBO리그 고척 롯데전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키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그의 시즌 타율은 0.400으로 상승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포수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경우는 적어도 키움에서는 이례적이다. 박동원도 지난해까지 출전한 경기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지명타자 박동원은 시즌 두 번째다. 4월 14일 고척 한화전 이후 33일 만이었다. 그만큼 박동원의 ‘타격’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7일 롯데전에서 레일리 공략을 위한 우타자 카드는 적중했다. 그 중심에 박동원이 있었다.
박동원은 2회 3루타에 대해 “초구(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했다. 타이밍이 안 맞았다. 그럴 때마다 강병식 코치님께서 ‘방향성을 잡고 타격해’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그걸 떠올리며 타격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라고 밝혔다. 레일리의 2구도 체인지업이었다.
연패 탈출에 이바지한 박동원은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오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뻤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동원은 시즌 초반 좋은 타격감을 물으면, “운이 좋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건 그저 운 때문이 아니다.
박동원은 “(강병식)타격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던 게 컸다. 기술이나 정신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내게 잘 맞는다. 그리고 동료들의 도움도 받아 성적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동원은 키움의 주전 포수가 아니다. 출전 기회도 꾸준하지 않다. 키움의 5월 15경기 중 9경기만 뛰었다. 선발 출전은 여섯 번이었다.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박동원은 이에 대해 “경기를 많이 뛰거나 안 뛰거나 내가 특별히 관리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고 할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오늘 경기도 내가 (선발로)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감독님께서 (내 타격에 믿음을 갖고)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잘할 수 있었다
끝으로 박동원은 “(물의를 일으키고 복귀한 후)더 열심히 하고 있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늘 노력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키움 팬에 약속한 것 중 한 가지는 “성실한 선수가 되겠다”는 공언이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