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공동 3위(8일 기준) 순항하고 있는 LG 트윈스지만 지난 주말부터 7일 경기 전까지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연패징크스 때문. 지난 시즌 8연승 후 8연패 늪에 빠지며 팬들을 당황하게 했는데 올 시즌도 공교롭게 8연승 후 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LG는 8연승 후 지난 3일부터 7일 전까지 3연패를 기록했다.
상대가 한 지붕 라이벌 두산이기에 더욱 치명적이었다. 시즌 중반 이후 성적이 떨어진다는 LG의 편견 아닌 편견(?)까지 더해지며 이는 부담이고 장애물이 됐다. 류중일 감독 역시 연패관련 질문에 “투타 엇박자가 생긴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무엇인가 세세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선수들이 연패에 대한 압박감에 제대로 된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해석이 됐다. 류 감독 뿐만 아니라 단장, 프런트, 그리고 경기를 뛰는 선수들 모두 여론을 알 터이니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칫 연패가 지난해처럼 장기화 됐다면 팀에는 큰 치명타가 됐을 터. 상대 역시 전력이 탄탄한 키움 히어로즈기에 부담감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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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불펜에 힘이 되주고 있는 좌완 이우찬(사진)이 지난 팀의 3연패 탈출의 소리 없는 큰 역할을 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중심에는 티 나지 않은 주역들이 있었다. 매우 빛나는 활약을 했다기보다 묵묵히 의외의 제 역할을 해줬고 이 점이 극적인 승리발판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우찬은 그중 가장 빛났다. LG는 7일 경기 마운드 난조로 연신 실점을 피하지 못했는데 점수차가 벌려진 혼란스러운 상황 속, 구원 등판한 이우찬은 3이닝을 소리없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우찬이 추가실점을 했다면 LG는 경기가 어려워졌을 터. 무너져도 크게 이상할 것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이우찬은 3이닝을 잘 틀어막았고 이는 LG의 역전 발판이 됐다. 류 감독도 다음 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가장 먼저 이우찬부터 언급했다. 그만큼 놀랍게 잘했다.
경기 마무리는 영건 고우석이 책임졌다. 당시 팀이 지는 상황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8회 아웃카운트 한 개, 9회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대개 약팀들이 역전을 하고도 9회말에 실점하는 경우가 많고 LG도 과거 이런 경우가 없지 않았으나 고우석은 순식간에 경기를 정리했다. 올 시즌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 속 고우석은 차기 마무리투수를 넘볼 정도의 안정감을 자랑했다. 류 감독도 다음 날 고우석에 대해 극찬하며 향후 정찬헌 복귀 시에도 보직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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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민재(사진)의 베이스러닝 센스는 현재 LG의 상승세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지난 연패탈출 당시에도 결정적 기여를 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8일 경기를 앞두고 류 감독은 이들을 한 번씩 언급했다. 이우찬부터 고우석, 그리고 신민재에 이형종, 오지환, 이천웅까지. 절실함을 경기력으로 보여준 선수들 모습에 대견함을 표현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