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벌위 가는 28일 잠실 벤치클리어링…KBO “종합적 판단한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결국 상벌위원회(이하 상벌위)로 간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일어난 벤치클리어링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상벌위를 열고, 심의한다.
KBO는 29일 “30일 오전 11시 KBO 2층 회의실에서 잠실 벤치클리어링과 대구 퇴장 지시에서 나온 부적절한 행동과 관련한 상벌위원회를 연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어난 지 하루만에 결론을 내렸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경기는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감독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 경기다. 9-2로 두산이 앞선 8회말 롯데 투수 구승민이 던진 공에 타석에 있던 두산 정수빈이 옆구리를 맞고 쓰러지면서 발생했다.

↑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사진=MK스포츠 DB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 상황을 본 즉시 달려나왔고, 정수빈의 상태를 점검하다가 역시 그라운드로 정수빈의 상태를 살피러 나온 공필성 롯데 수석코치에게 욕설을 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은 “투수 같지도 않은 XX가”였다. 이는 정수빈 쪽으로 와 있던 구승민의 귀에도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양상문 롯데 감독도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양 감독은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감독이 상대 코치와 선수에게 욕설을 하느냐”는 것이었다. 하루 지나 29일 김태형 감독은 공 코치에게 거친 언사를 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구승민에게는 폭언이나 욕설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야구규칙상 이는 의미가 없다.
야구규칙 6.04조는 감독, 선수, 후보선수, 코치, 트레이너 및 배트보이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든지 상대팀의 선수, 심판원 또는 관중을 향해 폭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김 감독이 구승민에게 직접 욕설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 조항에 따라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당시 경기를 진행한 심판진은 벤치 클리어링, 폭언과 관련해 경고나 퇴장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어쨌든 김 감독은 폭언과 관련한 규칙을 위반했다. KBO는 이날 조사에 착수해 상벌위 회부를 결정했다. 현장에 있던 심판들이 욕설을 들었는지, 그리고 비디오 판독용 카메라와 방송 중계 카메라를 통해 당시 상황을 분석했고, 양 구단에게는 경위서를 요청했다.
다만 KBO는 김 감독의 폭언 외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심의를 할 방침이다.
또 같은 날 대구 LG-삼성 경기에서 나온 삼성 김상수의 삼진 후 헬멧을 집어던져 퇴장을 당한 행위도 같이 심의하기로 했다.
물론 잠실 벤치클리어링, 특히 김태형 감독의 욕설과 폭언이 주된 관심사다. 일단 당사자인 구승민과 정수빈은 이 문제에 대해 풀었다. 1990년생 동갑내기라 쉽게 매듭을 지었다. 먼저 구승민이 사과했고, 정수빈이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KBO징계는 당사자 개개인과 별개의 문제다. 김태형 감독이 감정적으로 폭발한 게 롯데의 사구가 평소보다 잦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KBO도 롯데의 사구가 고의성이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또 양상문 감독이 벤치에서 나오면서 욕설이나 폭언을 했는지도 심의할 수 있다.
이래저래 양 구단은 물론 팬들까지 감정소모가 심하다. 롯데와 두산 모두 전선이 확대되지 않길 원하는 눈치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은 “일단 상벌위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상벌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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