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대표 앙숙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하지만 지난밤 리버풀 전현직 선수들은 맨유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미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영국 언론 BBC는 25일(한국시간) 리버풀 전현직 선수들 및 일부 팬들이 이날 새벽에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간 대결에 어떤 대처를 했는지 몇 가지 재미있는 케이스를 전했다. 리버풀과 맨유는 EPL 대표라이벌로서 앙숙 그 자체다.
다만 최근 상황이 미묘해졌다. 리버풀은 전통의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1992년 출범한 EPL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다. 반면 맨유는 13번 우승을 차지했다. 전신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도 몇 개나 가진 리버풀이지만 EPL 우승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꼽혔다. 해마다 EPL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전하는 중이다.
↑ 리버풀 출신 해설가 제이미 캐러거(사진)의 SNS 캡처. 캐러거는 리버풀 우승을 위해 맨유를 응원한다는 뜻으로 과거 벌칙으로 맨유 유니폼으 입었던 영상을 캡쳐해 올렸다. 사진=캐러거 SNS |
리버풀로서 맨유가 맨시티를 꺾어준다면 자력 우승이 가능했다. 이에 앙숙 맨유를 응원하고 싶지 않으나 첫 EPL 우승을 위해서 맨유를 응원해야 하는 웃픈(웃기고 슬픈) 리버풀 전현진 선수들의 복잡한 감정이 드러났다.
리버풀 출신 대표 선수이자 해설가 캐러거는 경기에 앞서 SNS에 이번 시즌 초 영국방송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한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은 캘러거가 맨유 유니폼을 입는 벌칙 장면. 캐러거는 이를 통해 과거에는 굴욕이었으나 현 시점 맨유의 승리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리버풀 부주장 제임스 밀너는 23일 BBC와 인터뷰서 “내 생애 처음으로 맨유를 응원할 것”라고 충격적인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999년~2006년까지 리버풀에서 뛴 MLS(메이저리그사커) 시애틀 사운더스 코치 지미 트라오레는 SNS에 “리버풀이 EPL 선두가 될 수 있도록 맨유가 (맨시티를) 꺾어주길 희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들 선수들 제외 리버풀 팬
그러나 리버풀 전현직 선수들과 팬들의 바람에도 무색하게 맨유는 맨시티에 0-2로 졌다. 경기력에서 한참 차이가 났다. 리버풀과 맨유의 동맹(?)도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