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함께 한국프로야구에서 뛴 적은 없지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완 선발 메릴 켈리는 상대팀 한국 선수를 보며 잠시 한국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SK와이번스에서 지난 4년간 뛰었던 켈리는 25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 선발 등판, 7이닝 6피안타 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11-2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그는 조시 벨, 그리고 강정호에게 홈런 두 개를 허용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에서 강정호에게 정보를 줬을 거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웃으면서 "그랬을 수도 있다.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앞서 벨에게 홈런을 맞은 상황과 비슷했다. 불리한 카운트였고 거기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던진 실투를 상대가 놓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켈리는 25일(한국시간) 피츠버그 원정에서 7이닝 2실점 호투했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
"홈런을 맞지 않았다면 더 멋졌을 것"이라며 말을 이은 그는 이날 경기 전 강정호와 있었던 일도 소개했다. "외야에서 워밍업을 하고 있는데 강정호가 먼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해왔다. 멋진 순간이었고, 잠시나마 한국에 온 기분을 느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는 같이 KBO에서 경쟁했던 에릭 테임즈가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 SK에서 감독으로 함께한 트레이 힐먼이 코치로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하면서 한 번 더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로테이션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정말 재밌을 거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0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 3 2/3이닝 6피안타 7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던 그는 "지난 경기보다 훨씬 낫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 경기 이후 오늘 경기를 준비하며 우선 순위를 최대한 많은 스트라이크를 넣는데 뒀다. 특히 오늘은 초반 승부, 그중에서도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을 잘했다고 본다"며 경기 내용을 자평했다.
초반에 대량 득점을 내준 타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우리 팀 타선이 최근에 잘해주고 있다. 초반에 득점을 내주면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게된다. 솔로 홈런을 맞더라도 상대가 나를 다치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비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내 일을 훨씬 더 쉽게 만들어줬다. 우리 수비는 투수가 타구를 유도하면 어떤 일을 해야할지를 알고 있다. 오늘은 내가 지난 등판보다 이것을 조금 더 잘했다고 본다. 타구를 유도했을 때 그것이 잡힐 거라 생각하면 훨씬 일이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토리 러벨로 감독은 켈리의 투구를 "환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우리 수비는 투수가 타구를 유도했을 때 이를 처리할 준비가 돼있다. 팀 전체가 좋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오늘 메릴은 스트라이크존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다"며 수비진과 협력이 잘됐다고 평했다.
피츠버그 지역에는 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하루 뒤 비예보가 있다.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질 경우 불펜 소모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켈리의 7이닝 투구가
켈리는 "선발은 최대한 길게 던지는 것이 목표다. 매 번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궁극적으로 완투를 꿈꾼다. 이번 원정 기간 우리 팀 투수들은 정말 잘 던지고 있고, 나도 모멘텀을 잇고 싶었다"며 경기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