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잘 칠 수 있죠.”
‘타격 기계’ 호세 페르난데스를 찾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 게 요즘 두산의 풍경이다.
24일 KBO리그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박건우가 페르난데스에게 다가갔다. 통역을 통해 꽤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잘 치는 비결을 좀 알고 싶어서다.
↑ 호세 페르난데스는 23일 현재 도루를 제외하고 타자 시상 부문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스프링캠프부터 페르난데스의 정보를 공유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단, 최근 들어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방망이는 가장 뜨겁다. 23일 현재 타율 0.430(1위) 43안타(1위) 5홈러(6위) 23타점(3위) 22득점(1위) 장타율 0.660(2위) 출루율 0.496(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루(0개)를 제외하고 타자 시상 부문에 모두 상위권이다.
페르난데스보다 잘 치는 타자가 없다. 타율 2위 양의지(0.370·NC)와 6푼 차이가 난다. 안타도 2위 강백호(35개·kt)보다 1경기를 덜 뛰고도 8개를 더 쳤다.
현재 페이스면 3·4월 MVP 후보 1순위다. 또한 4할 타자, 200안타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타자 농사에 실패했던 두산이다. 1년 전만 해도 두산 선수들이 외국인타자에게 타격 정보를 얻는 그림을 보기 어려웠다. 그럴 필요성도 딱히 없었다. 1할 타율에 그쳤던 지미 파레디스(0.138)와 스캇 반 슬라이크(0.128)는 일찍 짐을 쌌다.
페르난데스와 긴 이야기를 마친 박건우를 김태형 감독이 불렀다. 김 감독도 그 내용이 궁금했던가 보다.
박건우는 “어떻게 하면 타격을 잘하는지 물었다. 기술적으로나 멘탈적으로 조언을 해주더라. 페르난데스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투수와 승부에서도 내가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 말에 김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페르난데스의 활약이다.
김 감독은 “너무 잘해주고 있다. 어떤 공이든 타이밍을 잘 맞추더라. 내가 뭐라 해줄 말도 없다. 뭘 해도 다 예뻐 보인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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