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다시 하겠다.”
창단 첫 우승에 도전했던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위대한 도전이 막을 내렸다. 아쉬운 준우승이었지만, 유도훈과 아이들은 프로농구 패권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자신감을 확인한 의미있는 시즌이었다.
전자랜드는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5차전에서 84-92로 패배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 |
↑ 전자랜드에서만 10시즌째 지휘봉을 잡은 장수 사령탑 유도훈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
전자랜드는 모기업이 탄탄한 대기업 구단과는 다른 언더독 느낌이 강했다. 다만 가족적인 끈끈한 분위기가 강했던 외인구단이었다. 전자랜드 인수 후 개그랜드라는 오명과 함께 프로농구 대표 약팀이었지만 2009-10시즌부터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유도훈 감독의 지휘 아래 조직력을 앞세운 농구로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문턱 앞에서 번번이 좌절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전자랜드는 유 감독의 조련으로 정효근 강상재 등 국가대표급 포워드진이 버팀목 역할을 했고, 국가대표 가드 박찬희의 노련한 공수 조율도 자리를 잡았다. 장신 외국인 머피 할로웨이와 단신 기디 팟츠의 활약까지 더해지며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2라운드 중반 할로웨이가 발등 부상을 당하며 팀을 이탈하면서 위기도 맞았다. 이를 대체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 영입으로 공백을 메우며 다시 위대한 도전을 향해 나섰다. KBL경험이 풍부한 로드지만, 악동 기질과 개인주의 성향에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자랜드에서는 달랐다. 해결사 역할과 예년보다 더 이타적인 플레이로 강팀 전자랜드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전자랜드는 정규리그를 2위로 마감했고, 6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전자랜드는 강했다. 부산 KT를 꺾고 올라온 창원 LG를 3승으로 따돌리고 구단 첫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예비역 병장 이대헌이 히트상품이었다. 지난달 20일 상무에서 전역한 이대헌은 입대 전과 비교해 근육맨으로 변신했고, 내성적인 성격도 적극적으로 바뀌어 LG와의 4강부터 상대 골밑은 물론 외곽까지 유린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명승부를 연출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아 베테랑이 많은 현대모비스를 힘으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경험이 아쉬웠다. 19점 차로 챔피언결정전 유일한 승리를 거둔 2차전에서 팟츠가 부상을 당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대체 외국인 투 할로웨이를 영입했지만, 연달아 세 판을 내주며 위대한 도전을 마쳤다.
목적 달성은 끝내 실패했지만 전자랜드는 어엿한 강팀으로 성장했다. 정효근, 강상재를 비롯한 국내 포워드진이 주축 선수로 완벽히 자리매김했고, 김낙현, 박찬희 등 가드진도 리그 최강급이다. 다만 다음 시즌에는 정효근이 상무에 입대해 포워드라인의 힘이 떨어지리라는 우려도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