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주전’ 류지혁의 자책 “너무 흥분했다”

16일 잠실 SK전에서 두산 9번타자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타율 0.091의 9번타자는 멀티히트로 두산 공격의 물꼬를 텄다. 그가 안타를 칠 때마다 두산은 0의 균형을 깨더니 SK의 추격을 뿌리쳤다. 희생번트로 빅이닝의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오재원이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현재 두산의 주전 2루수는 류지혁(25)이다. 17일 경기에도 2루수로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류지혁은 16일 프로야구 KBO리그 잠실 SK전에서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의 체력 안배를 고려해 류지혁이 유격수를 맡을 수도 있지만 (오재원이 돌아오기 전까지)2루수 주전이다”라며 “호세 페르난데스가 2루수로 뛸 수도 있지만 수비 실력은 류지혁이 훨씬 뛰어나다. 페르난데스는 당분간 수비를 시킬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류지혁은 백업이다. 16일 경기도 6일 만에 얻은 선발 출전 기회였다. 그는 시즌 2,3호 안타로 타율을 0.214로 끌어올렸다. 3회에는 재치 있는 베이스러닝으로 선취점도 뽑았다. 발군의 활약이었다.
류지혁은 “뛰는 건 자신이 있다. 그래서 (3회 1사 1,3루서 박건우의 2루수 뜬공에)세이프가 될 것 같아 뛰었다”라며 “(오랜만에 선발 출전이라)잘하고 싶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까지 좋아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너무 들떴다. 류지혁은 5회 수비 때 실책(시즌 2호)을 범했다. 그는 “열정이 너무 넘쳐도 안 된다. 더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흥분했다. 수비에서 침착하지 못했다. 실책을 통해 한 번 더 깨닫는다. 경기 내내 수시로 냉정할 때 냉정하고 열정적일 때 열정적이어야 한다.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류지혁도 현재 위치를 잘 알고 있다. ‘임시’ 주전 2루수다. 하지만 그 짧은 기간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싶다고 했다.
류지혁은 “현재 (오)재원이형이 없으니 지금은 내 자리다. 재원이형이 돌아오기 전까지 100%, 200% 메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