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일 만에 서울 잠실야구장을 다시 방문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외야수 한동민(30·SK)은 그날의 기억을 잊지 못했다.
2018년 11월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한동민은 4-4의 13회초 2사 후 유희관을 상대로 극적인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SK는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MVP까지 수상한 한동민의 ‘인생 홈런’이다.
SK는 16일부터 두산과 잠실 3연전을 갖는다. 지난달 시범경기에서 두산을 상대했지만, 장소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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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한동민은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 결승 홈런을 잊지 못한다. 사진=옥영화 기자 |
흔할 수도 있다. 해마다 자주 부딪히는 팀이며 자주 방문하는 야구장이다. 그렇지만 특별한 기억을 만든 후 첫 방문인 만큼 특별한 원정길이다.
한동민은 “(한국시리즈 6차전 결승 홈런은)운이 좋아 친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잠실야구장 방문 전 155일 전 홈런 영상을 봤다.
그는 “오늘뿐 아니라 자주 보는 편이다. 내게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기분 전환과 좋은 기운을 얻으려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동민은 “그때 좋은 기운이 올 거다”라고 했다. 강한 믿음이자 간절한 바람이다. 그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
고관절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 빠졌던 한동민은 지난 13일 돌아왔다. SK가 6연승을 달리던 시점이었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모두 그를 환영했다.
하지만 한동민 복귀 후 SK는 이틀 연속 KIA에 졌다. 순위도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한동민은 13일과 14일 경기에서 7타수 1안타 1볼넷 1사구 2삼진을 기록했다.
한동민은 “(고관절 통증 같은)구차한 변명을 들고 싶지 않다. 내가 못 치고 있다. 몸 상태도 괜찮고 타격감도 좋은데 이상하게 안 맞는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했다.
한동민을 힘들게 하는 건 개인 성적이 아니라 팀 성적이다. 그는 “(1군 엔트리 제외 후)팀이 이기는 걸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좀 힘겹게 이겼지만 그래도 연승이었다. 내가 합류하니 바로 지더라. 그래서 마음이 불편한 점이 있다. 미안하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한동민도 1군에 올라오자마자 불방망이를 휘두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힘’을 주고 싶어했다.
한동민은 “내가 잘 쳐서 에너지를 줄 수도 있지만 그 외에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야수조 조장을 맡았다. 말이 많거나 밝은 성격은 아니지만, 야구 외적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팀 분위기가 좋지만 경기가 안 풀리면 가라앉는 경우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SK는 15일 현재 팀 타율 0.231로 최하위다. 70
한동민은 “시즌은 길다. (팀)타격 컨디션이 금방 올라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다들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