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전에서 거둔 KIA타이거즈의 극적인 역전승은 여러 소득이 있었다.
젊은 호랑이들의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도 고무적이었지만, 베테랑들의 활약까지 겹쳐진 짜릿한 승리였다. 특히 4번타자 최형우가 20타석 만에 안타를 터트리며 침묵을 깨뜨렸다. 역전승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소중한 안타였다.
KIA는 13일 인천 SK전에서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8회까지 1-4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경기다. SK선발 박종훈에 6회까지 이렇다 할 찬스도 만들지 못하며 끌려다녔다. 반면 SK는 김강민이 1회말 선두타자 홈런, 최정의 홈런과 적시 2루타 등으로 4-0까지 점수를 벌렸다.
↑ KIA타이거즈 4번타자 최형우. 사진=MK스포츠 DB |
드라마는 9회초에 만들어졌다. 선발 김기훈이 4회를 버티지 못하고 3실점했고, 뒤이어 올라온 박정수도 6회까지 던지며 1실점했다. 그러나 이날 박정수와 함께 1군에 등록된 양승철이 7회부터 SK타선을 막으며 잘 버텼다. 그리고 KIA는 9회 이범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붙은 뒤 2사 만루에서 대타 한승택의 짜릿한 만루홈런이 나왔다. SK마무리 김태훈을 만신창이로 만든 홈런이었다.
9회 역전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그 과정에서 최형우의 역할이 빛난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최형우는 최근 극심한 타격 침체 중이었다. 지난 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안타를 때린 뒤 3경기 동안 손맛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김기태 감독은 이날 최형우를 4번으로 기용했다. 대신 지명타자가 아닌 좌익수 출전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잘 안맞는 것 같아 지명타자로 기용했는데,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오늘은 수비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최형우의 부진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최형우 정도 선수면 알아서 올라온다”고 깊은 신뢰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최형우가 반응했다. 9회초 KIA는 선두타자 류승현이 사구로 출루한 뒤, 안치홍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최형우가 우전안타로 1,3루 찬스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이날 앞선 타석에서 최형우는 1루수 땅볼, 좌익수 플라이, 좌익수 파울 플라이 등 존재감이 없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해냈다. 20타석만의 안타였다.
최형우의 안타 이후 KIA는 이범호의 희생플라이로 2-4를 만들었다. 최형우는 대주자 유재신과 교체됐다. 2사 1루였고, 2점차였다. 여기서 이창진이 좌전안타로 자신의 3안타 경기를 만들며 다시 1,2루를 만들었고, 대타 문선재가 볼넷을 골라 만루를 만든 뒤, 다시 대타 한승택이 만루홈런을
젊은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자세와 더불어 부진했던 베테랑들의 결정적 활약이 더해진 역전극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과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