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비시즌 한화 이글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외인투수 전면교체 소식을 전했다. 많은 야구관계자들이 “최소 샘슨 한 명 정도는 함께 갈 줄 알았는데...”라며 파격 선택에 놀라워했다. 그리고 새 시즌이 시작된 지 몇 주밖에 지나지 않은 시간. 지난 가을 한화 구단의 이 선택을 증명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됐다.
국내선발 육성 때문에 고민이 큰 한화지만 외인 원투펀치 등판 때는 자신감이 붙는다. 그만큼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에이스 워익 서폴드와 에이스에 밀리지 않는 채드 벨, 두 투수는 시즌 초반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원투펀치 조합을 이루고 있다.
서폴드는 3경기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31. 벨은 2경기 동안 2승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이다. 외인투수들이 나온 5경기, 한화는 적어도 마운드 싸움에서 밀리며 패한 경기는 없다. 초중반 든든하게 힘을 내주는 두 선수로 인해 승리할 요소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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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외인투수 서폴드(사진)가 지난 4일 대전 LG전서 120구 8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팀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서폴드와 벨, 모두 고작 몇 경기 만에 소위 ‘완벽투’도 펼쳤다. 벨은 첫 경기인 3월24일 잠실 두산전 8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최고의 피칭을 했다. KBO리그 첫 경기서 완투승을 수확할 뻔 했다. 서폴드는 3월29일 NC전 7이닝 무실점, 그리고 4월4일 대전 LG전서는 120구 8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1실점 역시 야수실책에 의한 비자책점.
물론 매 경기 완벽투는 아니었다. 벨의 경우 지난 3월30일 NC전은 9피안타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다만 5이닝 이상 소화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서폴드도 시즌 개막전 두산 상대 5⅔이닝 3실점으로 에이스에는 다소 부족한 내용을 남겼으나 비와 눈이 동시에 내린 궂은 날씨를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다.
리그 초반이지만 10개 구단 외인 원투펀치 중 단연 압도적인 안정감이다. 두산, LG 정도가 외인 원투펀치가 안정적인데 한화는 이들 팀과 비교했을 때 모두 새 얼굴이란 점이 인상적이다. 서폴드와 벨, 모두 KBO리그가 처음이지만 적응기도 필요 없이 초반부터 확실한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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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드벨(사진) 역시 서폴드에 밀리지 않는 활약으로 매 경기 안정감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하지만 현장과 구단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사실 한용덕 감독은 지난해 기존 샘슨이 에이스라는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게 안정적이지 않았던 면을 고민했다. 볼이 많았고 승부도 매번 어려웠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마음 편히 경기를 볼 수 없었다고 수차례 토로했다. 이 점이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
결과물인 서폴드는 4일, 완벽한 제구력으로 안정감 있는 에이스 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벨 역시 첫 경기부터 구위만 봤을 때 리그 최고수준 외인투수임을 보여줬다. 두 선수가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니 한화 타선도
지난 비시즌 한화의 파격선택. 박종훈 단장은 당시 “더 좋은 외인투수가 필요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아직 이르지만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결단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