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50홈런 날리는 2번 타자, 3루수와 유격수를 한번에, 마치 팀오디션 같은 1+1 두 조합 5선발 경쟁 등. 시즌 초반 사령탑들의 파격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시즌 전부터 일부 감독들은 구상한 아이디어를 적극 팀 전력에 반영하고 있다. 시대 흐름과 팀 전력 고민에서 나온 결과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령탑 자신의 색깔이 묻어나는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그러다보니 굉장히 파격적이다. 신선하지만 때론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공교롭게 나란히 초반 시행착오를 겪고 있기도 하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시범경기 시작과 함께 팀 핵심타자이자 리그 최고타자 중 한 명인 박병호 타순에 대해 유동적으로 기용할 것임을 선언했다. 핵심은 4번 박병호의 2번, 혹은 3번 타순 변경이다. 특히 2번 자리로 갈 수 있다는 소식은 야구계 전체가 들썩였을 정도. 시즌 50홈런이 가능한 박병호가 테이블세터의 상징과도 같은 2번 자리로 옮긴다는 것은 센세이셔널한 소식이 분명했다.
최근 강한 2번 타자 흐름에 발맞춰 장 감독은 강타자의 2번 기용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시범경기 출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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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최고 거포인 박병호(사진)의 타순조정이 시즌 초반 화제다. 한때 2번 타자 가능성도 거론됐는데 결국 박병호는 어떤 타순에 정착하게 될까. 사진=김재현 기자 |
신임 이강철 kt 감독도 비시즌 3루수 황재균을 유격수로 기용한다는 파격을 선언했다. 팀 내 공격력 강화 측면에서 유격수 황재균, 3루수 오태곤 등의 카드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수. 황재균이 유격수 수비를 기대 이상으로 해줄 수 있다고 믿기도 했다.
어떤 날은 리드오프에 유격수로까지 기용된 황재균. 하지만 오래지나지 않은 지난 27일을 기점으로 황재균은 다시 서서히 3루 출전 비중이 늘었다. 타선에서 힘이 돼주고 있는 황재균인데 체력적, 심리적 부담을 늘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을 터.
양상문 롯데 감독은 그 어느 하나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5선발 자리를 색다른 방식으로 풀었다. 특정 1명을 정하는 게 아닌, 1명+1명 즉 1+1 조합으로 나서는 것이고 여기에 이를 두 팀으로 나눠 로테이션 한 번씩마다 기회를 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구위, 안정감으로 서로를 상쇄할 수 있는 조합을 맞췄고 그 결과 윤성빈-송승준, 김건국-박시영 조합을 탄생, 일종의 팀 오디션 같은 형식으로 정했다. 서로가 부담을 나누고 그 안에서 경쟁력을 높이라는 참신한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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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5선발에 대해 1+1 두 팀 조합 카드를 내세웠다. 여러 후보들의 장점을 합치겠다는 의도인데 지난 윤성빈-송승준 첫 시도는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김영구 기자 |
리그 최고타자의 2번 타순 출전, 전력 극대화를 위한 3루수의 유격수 이동, 부족한 선발진을 채우기 위한 경쟁과 협동의 1+1체제. 저마다 팀 단점을 극복하거나 장점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면서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파격적이지만 성공한다면 꽤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나아가 리그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긴 기간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생소한 모습과 뒷걸음치는 결과에 여론 역시 좋지만은 않다. 이론과 현실이 다르기에 꽤나 긴 기간 적응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팀 조직력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일정한 수준 패배를 감수해야 하기도 한다.
초반만 봤을 때 이와 같은 우려는 어느 정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 표본이 적지만 고민해볼 문제요소가 드러나기도 했다. 단, 분명 희망적인 증거도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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