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세이브’ 조현우, 국대 주전 GK 경쟁 불 지필까?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조현우(대구FC)가 슈퍼 세이브 축구 국가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를 두고 김승규(빗셀 고베)와 경쟁 구도를 다시 형성 할 수 있을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16분 손흥민이 오랜만에 A매치에서 터트린 골과 이재성의 결승골로 일궈낸 승리였지만, 후반 콜롬비아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조현우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
조현우는 이날 4개월만에 A매치에 골키퍼 장갑을 끼고 피치에 나섰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묘기와 같은 선방 행진을 펼쳤던 조현우지만 벤투 감독 부임 후에는 김승규에 밀려 출전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벤투호에서는 13경기 중 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고,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이후 4개월만의 출전이었다.

↑ 한국 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조현우가 골을 막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벤투 감독은 빌드업을 중시하면서 골기퍼의 ‘발능력’을 높게 본다. 골키퍼가 골대만 지키는 게 아니라 수비 라인의 최종 스위퍼로서 역할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골키퍼의 킥력과 시야, 볼 간수 능력이 강조된다. 조현우는 순발력과 공중볼 처리 등 손기술은 발군이지만, 발기술은 김승규보다 못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22일 볼리비아전 골문을 지켰던 김승규가 장염 증세로 출전이 힘들어지자 벤투 감독이 조현우를 콜롬비아전에 내세웠고, 조현우는 슈퍼세이브 행진을 펼치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비록 이날 후반 3분 루이스 디아스에게 동점골을 내줘 1실점을 기록했지만 조현우도 어쩔 수 없었다. 디아스가 한국 수비를 제치고 기습적으로 찬 볼이 절묘하게 조현우를 가로질러 반대편 골문 모서리에 꽂혔다.
이후 후반은 조현우의 시간이었다. 1골 차로 뒤진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팔카오 등 간판 공격수를 교체 투입해 적극적으로 골 사냥에 나섰다. 콜롬비아의 공세는 위력적이었다. 하메스와 팔카오 조합에 한국 수비진은 많이 흐트러졌다. 실점 위기도 숱하게 찾아왔다. 그 때마다 조현우가 나타나 골을 막았다.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 조현우가 도전자로서 국가대표 넘버 1 골키퍼를 향한 경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