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또 다시 NC발 일탈 사고가 터졌다. 이번에는 사안이 더 심각하다. 선수단과 접촉이 많은 운영팀 직원이 사설 토토에 베팅한 사실이 밝혀졌다. 프로야구 일탈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NC다이노스가 이제 프로야구 존립기반까지 뒤흔들고 있다.
26일 일간스포츠의 보도로 NC운영팀에서 근무한 직원이 사설 토토에 500만원 가량 베팅한 사실이 알려졌다. NC는 이날 오후 2시께 이 사건과 관련해 언론사의 질의를 받았고, 즉시 해당 직원과 면담을 통해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해 400만~500만원을 사설 스포츠 베팅에 썼다는 진술을 받았다.
NC는 관련 보도 후 공식 입장을 통해 “구단은 해당자의 추가 비위 사실이 있는지 조사하고, 사건에 대한 수사당국 고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향후 KBO와 관계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 23일 창원NC파크에서 "2019 프로야구" 개막전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렸다. NC 구단주인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시포자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NC의 잔치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구단 직원이 사설 토토에 베팅한 사실이 밝혀지며, 비난에 휩싸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
NC에 몸담았던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의 음주운전 은폐도 마찬가지다. 당시 음주운전에 적발된 테임즈를 경기에 내보냈고,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해 NC는 창단 4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큰 축하를 받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로 트레이드된 강민국이 입단 직전인 2014년 2월 음주운전에 적발됐고, 이를 KBO에는 신고하지 않은 사실도 있다.
하지만 이전 사례에 비춰 이번 사설 토토 스캔들은 심각하다. 현행법상 구단 관계자는 합법적인 스포츠 토토를 해도 처벌을 받게 된다. 국민체육진흥법 30조 제1항 및 제 2·3항에는 ‘스포츠토토 발행종목의 선수와 감독, 코치, 심판, 그리고 경기 주최단체의 임직원 등은 스포츠토토의 구매 또는 환급이 절대 금지되어 있다’고 돼 있다. 그리고 위반 시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런데 사설 토토를 했다. 죄질이 나쁜 케이스다.
더구나 사설 토토에 베팅했을 당시 구단 운영팀 소속이었다. 프런트 조직 중 가장 선수단과 가까운 포지션이다. 내부 사정에 밝기 때문에 정보 공유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만약 해당 직원이 자신의 직위나 업무를 이용해 선수들과 접촉해 승부조작까지 시도했다면 일은 더 커졌다. 물론 이는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를 통해 규명할 일이다. 어쨌든 선수단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업무를 하는 직원의 사설 토토 베팅은 프로야구의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스캔들이라고 할 수 있다.
유독 NC만 이런 일이 잦다. 이 정도면 반성이 없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고가 터지는데 수습을 하는 사람이 그대로라는 지적이 많다. 이성민 건으로 경찰에 입건된 뒤 단장을 사임했던 배석현 전 단장이 슬그머니 경영본부장으로 복귀한 것만 봐도 그렇다. 당시 운영팀장이었던 김종문 단장은 더욱 책임이 뒤따르는
이젠 NC에서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법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사태를 수습하는 인물이 그대로라는 지적을 NC는 뼈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야구광으로 유명한 김택진 구단주의 열정과 애정마저 그 빛이 바래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