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오는 9월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시작하는 가운데 파울루 벤투 감독은 네 번의 A매치에서 젊은 선수를 많이 관찰하겠다고 했다. 잘 점검했을까.
2019 아시안컵 후 첫 A매치 소집이라며 최다 인원(27명)을 호출했다. 벤투 감독은 “새롭게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27명이 아니었다. 김진수(전북 현대),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일부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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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강인, 백승호의 A매치 데뷔 기회를 주지 않았다. 1997년생 이후 선수의 선발 출전도 아직 없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벤투 감독은 22일 볼리비아전(1-0 승)과 26일 콜롬비아전(2-1 승)에 총 19명의 선수를 기용했다.
2경기 풀타임 출전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베이징 궈안), 홍철(수원 삼성), 김문환(부산 아이파크) 등 4명이다. 수비수만 셋이다. 변화는 뒤보다 앞이 많았다.
베스트11도 6명이 바뀌었다. 고르게 기회를 줬다고 보일 수 있지만 실상 그렇지 않았다.
1994년생 동갑내기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는 벤치에만 앉았다. 이번 소집 대상 중 맏형이었던 최철순(전북 현대) 또한 후배 김문환(부산 아이파크)의 플레이를 지켜만 봐야 했다.
특히 1997년생 이후 선수에게는 교체로 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는 볼리비아전만 뛰었다. 선발 명단에는 또 제외됐다. 후반 18분 교체 출전했다. 그나마 벤투 감독 부임 후 가장 이른 시간 투입이었다.
1997년생 이후 선수는 이승우를 비롯해 백승호(지로나), 이진현(포항 스틸러스), 김정민(FC 리퍼링), 이강인(발렌시아) 등 5명이었다. 백승호와 이강인은 A대표팀 첫 발탁이었다. 하지만 백승호, 이강인은 A매치 데뷔전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둘만 어려움을 겪은 게 아니다. 이진현은 볼리비아전에 후반 43분 권창훈(디종 FCO)을 대신해 피치를 밟았다. A매치 3번째 경기다. 그러나 총 출전시간은 26분에 불과하다.
김정민도 이강인, 백승호와 더불어 교체 지시를 받지 못했다. 콜롬비아전에는 출전 불가 선수로 등록됐다. 김정민은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A매치 데뷔전을 치렀으나 후반 추가시간(호주전)이었다.
교체카드가 부족한 건 아니었다. 볼리비아전에 4장, 콜롬비아전에 3장만 썼다. 친선경기는 팀당 최대 6명을 교체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의 발언대로 교체카드를 꼭 6장 다 써야 하는 건 아니다. 그는 예전에도 교체카드를 남긴 적도 있다. 다만 부임 초기 최대한 많은 선수를 경기에 투입해 체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등한시한 건 아니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아닌 훈련을 통해 유심히 점검했다. 실험 또한 그 연장선이다.
그는 일찌감치 모든 선수에게 고르게 출전 기회를 줄 수 없다고 공언했다. 대신 훈련 등으로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파악해 정보를 습득하겠다고 했다. 말을 행동으로 옮겼다.
벤투 감독은 지속적으로 젊은 선수를 관찰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소집을 통해 젊은 선수의 능력을 확인했다. 앞으로 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알게 된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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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는 백승호(왼쪽)와 이강인(오른쪽)에게 A매치 데뷔전 기회가 주어질까.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재능 있는 젊은 선수의 등장은 내부적으로도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은 “(이)강인이나 (백)승호는 훈련에서 내가 그 나이에 보여주지 못할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나 또한 좋은 경험이었다. 동기부여가 된다. 더 배워 (다음 대표팀 소집 때는)장점을 갖고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후배들이다”라고 말했다.
경기만 못 뛰었을 뿐, 함께 생활한 것만으로도 자양분이 된다. 그리고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백승호는 “콜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