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이상철 기자] 22일 볼리비아전에서 화제의 인물은 권창훈(25·디종 FCO)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물론 결승골을 터뜨린 이청용(VfL 보훔)도 권창훈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잘했다. 칭찬받아 마땅하다. 다만 그 칭찬을 받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볼리비아전은 권창훈에게 매우 뜻깊은 경기였다. 지난해 3월 27일 폴란드전 1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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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창훈은 2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대한민국-볼리비아전에 88분을 소화했다. 1년 만에 A매치 복귀전이었다.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
2018 러시아 월드컵 예비 명단에 포함된 권창훈은 소집 직전 출전한 2017-18시즌 프랑스 리그앙 앙제와 최종전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신태용호, 김학범호, 벤투호는 각각 월드컵,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 주요 국제대회를 권창훈 없이 치러야 했다.
복귀 무대 장소도 의미가 있었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은 권창훈이 마지막으로 국내 축구팬에 인사를 했던 곳(2017년 11월 14일 세르비아전)이었다. 다시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걸 알렸다.
장기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바 있던 이청용은 “(권)창훈이가 돌아오기만 기다렸다. 워낙 기량이 뛰어난 선수인데 좋은 컨디션으로 복귀해서 나도 기분이 좋다. 크게 다친 뒤 복귀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나도 잘 안다”라며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한다”라고 했다.
권창훈의 경기력도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오른쪽에서, 이청용 교체 투입 후 중앙에서 뛰면서 역동적인 플레이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권창훈을 처음으로 기용한 벤투 감독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벤투 감독은 “권창훈의 재활기간이 길었지만 그 전부터 그를 지켜봤다. 소집 훈련부터 가진 장점을 잘 보여줬다. 오늘도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라며 칭찬했다.
지난 시간을 잊고 신인 같은 마음으로 합류했다던 권창훈도 뭔가 북받치는 심정인 것 같았다. 그는 곰곰이 생각하며 말을 한마디씩 꺼냈다.
권창훈은 “다시 대표팀에서 뛸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오늘 많은 팬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준 것도 감사하다”라며 “현재 부상 후유증은 없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점점 좋아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측면, 중앙 등 한쪽에만 있지 않고 (황)인범이, (손)흥민이형, (나)상호 등과 포지션을 바꿔가며 자유롭게 하려고 했다. 소통이 잘 돼 훈련으로 준비한 게 많이 나와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의 호평에도 권창훈은 못내 아쉬운 것이 있었다. 기왕이면 골까지 터뜨리면 ‘금상첨화’였기 때문이다. 태극전사는 무수히 많은 찬스를 만들었고 권창훈도 직접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득점은 한 골뿐이었다.
권창훈은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에 만족할 수 없다. 다음에는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게 찬스가 오면 꼭 넣도록 노력하겠다. 동료가 나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다면 패스해 팀이 골을
권창훈은 A매치 통산 4골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 3월 24일 북아일랜드전이 마지막 득점이다. 오는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전에서 골을 넣을 경우 367일 만에 골 세리머니를 펼치게 된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