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경기 14분.’ 이강인(18·발렌시아)의 1군 계약 후 공식 출전 기록이다.
발렌시아가 레알 베티스를 꺾고 11시즌 만에 코파 델 레이 결승 진출을 확정한 날, 이강인은 그라운드는 물론 벤치에도 없었다.
이강인은 경기 하루 전날 훈련을 마친 뒤 발표된 소집 명단(21명)에 포함됐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부상으로 치료 중인 에세키엘 가라이를 제외하고 활용 가능한 모든 선수를 불렀다.
↑ 이강인(왼쪽)은 1군 계약 후 등번호를 34번에서 16번으로 변경했다. 새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는 셀틱과 2018-19시즌 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뿐이다. 사진(스페인 발렌시아)=ⓒAFPBBNews = News1 |
엔트리에는 18명만 등록된다. 그리고 출전 가능 선수는 최대 14명이다. 이강인은 그 안에 들지 못했다. 수비수 토니 라토, 공격수 루벤 소브리노와 함께 엔트리 제외됐다.
낯선 풍경은 아니다. 4강 1차전에도 이강인은 빠졌다. 베티스 원정에 동행했으나 라토와 함께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코파 델 레이는 라 리가보다 비중이 낮다. 때문에 많은 팀이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기회를 덜 받은 선수를 기용하는 편이다.
발렌시아도 다르지 않았다. 이강인은 에브로와 32강 1차전부터 헤타페와 8강 1차전까지 코파 델 레이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풀타임도 두 차례 있었다.
그러나 토너먼트에 오를수록, 그래서 우승 가능성이 가까워질수록 핵심 선수 활용 폭이 커진다. 주축 선수의 부상 복귀까지 더해지면 더욱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강인은 헤타페와 8강 2차전에 교체 투입돼 19분을 뛰며 승리를 이끌었으나 이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자연스레 1월 말 1군 계약을 맺은 뒤 이강인을 볼 기회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쓰면서 데니스 체리셰프, 카를로스 솔레르, 다니엘 바스, 곤살로 게데스 등을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있다.
발렌시아는 라 리가 4위 싸움, 코파 델 레이 및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도전 중이다.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다. 매 경기가 결승이며 살얼음을 걷고 있다. 이강인이 ‘아직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이강인의 1군 계약 후 발렌시아는 8경기를 가졌다. 라 리가 4경기, 코파 델 레이 2경기, UEFA 유로파리그 2경기 등이다.
이강인이 새 등번호 16번 유니폼을 입고 뛴 건 셀틱과 UEFA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 한 번 밖에 없다. 발렌시아 1군 선수 중 출전시간이 가장 적다.
부진한 건 아니다. 이강인은 셀틱전에서 14분의 짧은 출전시간에도 적극적인 전진 패스로 활로를 열어주고 골키퍼 선방에 막힌 헤더 슈팅을 하며 주목을 끌었다.
경기에 못 뛸 뿐, 발렌시아도 이강인을 관리하고 있다. 엔트리 제외는 네 번이나 이강인이 소집 명단에도 빠진 건 2경기(라 리가 소시에다드전 및 레가네스전) 뿐이다. 소시에다드전은 게데스의 부상 복귀로 빈자리가 필요했으며, 레가네스전은 셀틱전 후 사흘 만에 원정길이었다.
꾸준하게 소집되고 엔트리에도 포함된다는 건 이강인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는 방증이다. 언제든지 뛸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렌시아는 이강인이 함께 훈련하며 보고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강인 1군 계약 후 기록 | *현지시간
2월 2일 | 라리가 바르셀로나전(A) | 소집/벤치 대기
2월 7일 | 코파데레이 베티스전(A) | 소집/엔트리 제외
2월 10일 | 라리가 소시에다드전(H) | 소집 제외
2월 14일 | 유로파리그 셀틱전(A) |
2월 17일 | 라리가 에스파뇰전(H) | 소집/벤치 대기
2월 21일 | 유로파리그 셀틱전(H) | 소집/교체 출전(14분)
2월 24일 | 라리가 레가네스전(A) | 소집 제외
2월 28일 | 코파데레이 베티스전(H) | 소집/엔트리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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