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천장에서 물이 새서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반나절이나 지연됐습니다.
지난해 동계올림픽 개최국, 100회째 동계체전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얼음판 위로 빗줄기처럼 물이 떨어집니다.
지붕에 쌓여 있던 눈이 녹으면서 낡은 이음매 사이로 물이 샌 겁니다.
방수처리용 기름도 섞여 있어 경기 진행은 언감생심.
▶ 인터뷰 : 제갈성렬 / 의정부시청 빙상 감독
- "전 세계 대회 다녀봤지만 경기장에서 물이 새는 건 처음 봅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불과 하루 전 100회째 동계체전을 자축했던 곳이라 더욱 충격입니다.
▶ 스탠딩 : 김동환 / 기자
- "얼음을 보호하기 위해 방수비닐을 덮었지만 워낙 범위가 넓어 역부족입니다."
11시로 예정돼 있던 스피드스케이팅 첫날 경기는 오후 5시에야 시작됐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왕따 주행' 논란 후 1년 만에 경기에 나선 노선영도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고, 마지막 조는 자정쯤에나 뛸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장만열 / 서울시 빙상 코치
- "선수 경기력은 뒤로 간 거고요. 컨디션은 끝난 거고. 이게 저희 현실입니다. 대한체육회 100년 가면 뭐합니까. 뒤로 100년을 가고 있는데."
더 황당한 건 이미 예견됐던 사태란 것.
지난해 여름부터 누수가 발생했지만 예산이 없어 임시 방수포로 버티다 이 지경이 된 겁니다.
▶ 인터뷰 : 대한체육회 관계자
- "돈이죠 뭐. 한두 푼이면 모르겠는데 20억씩 들어가니까 바로 반영도 안 되고…."
지난해 수조 원을 들여 동계올림픽을 치른 나라의 민망한 민낯입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