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얼어붙었던 메이저리그 노사 관계가 다시 녹고 있다. 엄청난 내용의 규정 변화를 논의중이다.
‘디 어슬레틱’ ‘ESPN’ 등 현지 언론은 지난 6일(한국시간)부터 메이저리그 노사가 규정 변화를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논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먼저 선수노조에 제안했고, 선수노조가 다른 주제들을 역으로 제안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ESPN은 이번 논의로 FA 시장이 경직되면서 얼어붙은 메이저리그 노사 관계가 해빙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도 대체로 언론과 팬들의 환영을 받는 분위기다.
앞서 알려진 것처럼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한 명의 투수가 최소 3인의 타자를 상대하는 것 등이다.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 이르면 올해부터 타격하는 류현진의 모습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양 측이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인 만큼, 이 모든 내용들이 당장 이번 시즌부터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중 일부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당장 2019년부터 보게 될 수도 있다.
일단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투수가 최소 세 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제도다. 한 명의 투수가 최소 세 명의 타자를 상대하게 하는 것은 잦은 불펜 투수 교체를 막아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함인데, 그럴 경우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 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ESPN은 선수 노조가 이에 대해 크게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라고 소개했다. 대신 2020년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마이너리그에서 이미 시행중인 투구 시간 제한. 메이저리그 도입이 임박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내셔널리그 지명타자제도 도입은 선수노조가 제안한 내용이다. 2019년 인터리그에 한해 양 리그 모두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고 2020년부터 모든 경기로 확대 적용되는 절충안이 논의중이다.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확대는 투수들의 부상 위험을 줄이고, 베테랑 타자들의 일자리를 늘린다는 점에서 이미 수 년 전부터 논의된 제도다. 로빈슨 카노를 영입한 뉴욕 메츠가 환영할 만한 변화다.
드래프트 제도 보완도 선수노조가 역으로 제안한 것이다. 높은 드래프트 지명권을 노린 ‘탱킹’이 FA 시장 경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수익이 적은 팀이 5할 승률을 넘기거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경우 드래프트에서 이에 대한 보상을 하고, 반대로 90패 이상 기록한 팀에게 페널티를 적용하자는 것이 노조의 생각이다.
복수 종목의 아마추어 선수에 대한 메이저리그 계약을 허용하자는 것은 카일러 머레이 때문에 나온 주장이다. 대학교 시절 외야수와 쿼터백으로 동시에 활약한 머레이는 지난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 1라운드 지명됐지만, 최근 NFL 드래프트 참가를 선언했다. 현재 제도에서는 드래프트 지명 선수에게는 구단별로 주어진 한도 내에서 마이너리그 계약만 허용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메이저리그 계약도 허용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 한 명의 투수가 최소 세 명의 타자를 상대하게 한 규정은 투수 교체 횟수를 줄일 수 있을까? 사진=ⓒAFPBBNews = News1 |
논 웨이버와 웨이버로 이원화된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단일화 하는 것도 노조의 아이디어다. 트레이드 마감을 올스타 휴식기로 끌어당기면 각 팀들이 전반기를 중요시하게 되고, 오프시즌 전력 보강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것이 노조의 노림수다.
26인 로스터 확대는 리그 사무국이 제시한 당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