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어쩌면 홀가분할지 모르겠다. 키움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29), 우완투수 조상우(25)가 성폭행 혐의를 벗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검 여성아동조사부(오세영 부장검사)는 28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및 특수준강간 혐의를 받은 박동원과 조상우를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앞서 박동원과 조상우는 지난해 5월23일 새벽 원정 숙소인 인천 모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피해 여성의 친구는 경찰에 “친구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두 선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 키움 히어로즈 박동원과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를 벗었다. 하지만 이들이 당장 그라운드에 돌아올 가능성은 떨어진다. 사진=MK스포츠 DB |
조상우는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라고 주장했고 기혼인 박동원은 먼저 술자리를 떴다며 성관계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경찰은 수사 중 성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박동원과 조상우에게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기각하고 보강수사를 지휘했다.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었다.
이후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고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거짓말 탐지기 조사,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박동원과 조상우의 성폭행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결국 8개월여 만에 둘은 성폭행 혐의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제 이들에 대한 복귀가 화두다. KBO가 활동 정지 처분을 풀어야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다. KBO는 이들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통해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성폭행 혐의와 별개로 원정경기 기간 중 새벽까지 여성과 숙소로 묵고 있는 호텔에서 술을 마신 것에 대한 부분이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 손상 여부가 해당될 수 있겠다.
구단 차원에서도 자체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어쨌건, 성관계가 행해진 장소가 구단이 원정을 치르기 위해 잡은 숙소다. 박동원과 조상우만 사용하는 숙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징계를 모두 받고 그라운드를 다시 밟을 전망이다. 소속팀 키움도 둘이 돌아오면 팀 전력이 보강된다. 지난해에도 키움이 순위 싸움을 하고 있을 때 “박동원, 조상우가 빠진 빈자리가 크다”라는 야구계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주전 안방마님인 박동원의 이탈로 인해 마운드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이 있었고,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마무리 조상우의 부재 또한 뼈아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단순히 징계만 소화하고 복귀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반론도 있다. 강제로 맺은 성관계가 아니라는 게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가려졌지만, 팀 기강을 무너뜨린 게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욕정에 사로잡혀 원정 숙소에 외부인을 출입시켰고, 더구나 성관계까지 가졌다. 둘의 성폭행 혐의가 드러나면서 히어로즈 구단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팀 스포츠인 프로야구 선수라는 이들이 너무 무책임한 행동을 저질렀다는 지적이다.
여기서 괜히 ‘야구로 보답한다’는 해괴한 논리로 돌파구를 찾을지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야구는 야구고, 잘못된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둘에겐 성폭행 혐의를 벗은 것만으로 다행스러울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과 뉘우침을 가
히어로즈 구단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가 혐의를 벗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빠른 복귀를 서두르기 보다는 팀 기강을 해친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야 한다. 두 선수가 야구팬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영웅군단’의 일원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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