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일본이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의 ‘어시스트’로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VAR로 한 골이 취소됐지만 VAR로 한 골을 얻었다. 그 한 골이 일본에 4강 진출 티켓을 안겼다.
일본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베트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2011년 대회(우승) 이후 8년 만에 준결승 무대를 밟는다. 2015년 대회에서는 8강 탈락했다.
일본의 우세가 점쳐졌던 경기다. 결과적으로 일본이 이겼지만 90분간 내용은 예상을 빗나갔다. 일본은 박항서 감독의 지도 아래 잘 준비된 베트남의 선 수비 후 역습에 상당히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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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8강 베트남-일본전의 승부처는 후반 12분이었다. VAR로 페널티킥이 선언된 가운데 베트남 골키퍼 당 반 럼(왼쪽)이 일본 키커 도안 리쓰(가운데)에게 공을 건네고 있다. 도안 리쓰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일본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UAE 두바이)=ⓒAFPBBNews = News1 |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같이 극단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점유율도 68.1%-31.9%로 일본이 훨씬 높았다. 그러나 베트남의 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었고, 베트남의 역습을 막는데 애를 먹었다. 슈팅은 11-12로 베트남이 하나 더 많았다.
일본은 전반 24분 요시다 마야가 베트남의 골문을 열었다. 시바사키 가쿠의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요시다 마야가 헤더 슈팅을 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도미야스 다케히로의 결승골과 흡사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8강부터 시행된 VAR이 요시다 마야의 핸드볼 파울을 정확히 찾아냈다. 일본은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이후 궁지에 몰린 일본이었다. 특히 전반 38분 수비진의 안일한 대처로 결정적인 실점 위기까지 몰렸다. 골키퍼 곤다 슈이치의 육탄 방어로 힘겹게 막아냈다.
일본은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베트남의 거미줄 수비에 꽁꽁 묶였다. 골키퍼 당 반 럼의 선방쇼까지 펼쳐졌다.
고전하던 일본을 도운 것은 VAR이었다. 후반 8분 도안 리쓰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돌파하다가 넘어졌다. 경기는 그대로 진행돼 베트남은 선수 교체까지 했다.
하지만 두 번째 VAR이 진행됐다. 그리고 부이 띠엔 쭝의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일본은 도안 리쓰를 페널티킥 키커로 내세웠다. 조별리그 오만전의 하라구치 겐키처럼 페널티킥을 유도한 선수가 직접 차고 있는 일본이다. 후반 12분 도안 리쓰가 당 반 럼의 손을 피해 골문 구석으로 차 넣었다.
이 한 골이 이날 일본이 기록한 득점이었다. 2011년 대회 결승 호주전 이후 아시안컵 토너먼트 4경기 연속 1득점이다. 공세를 펼쳤으나 후반 32분 미나미노 다쿠미의 슈팅 이외 결정적인 찬스도 만들지 못
두 번의 VAR에 의해 표정 변화가 심했던 일본이다. 한 골을 뺏기고 한 골을 얻게 됐지만, 결과적으로 그 VAR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일본은 오는 28일 중국-이란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