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폭행한 빙상 쇼트트랙 지도자가 팀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2년 가까이 코치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폭행 전력을 숨기고 아이들의 '선생님' 역할을 이어 온 건데, 현장에서는 이를 확인할 어떠한 방법도 없었습니다.
뻥 뚫린 빙상교육시스템, 강영호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전북 전주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상대로 쇼트트랙 코치 생활을 하던 A씨.
A씨는 2016년 10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9명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일을 저지릅니다.
넉 달 뒤 전북체육회에 제소됐고, 자격정지 1년이 내려지기까지는 1년 9개월이 걸렸습니다.
문제는 폭행 혐의로 제소된 상태에서 이 팀, 저 팀 옮겨가며 코치 생활을 계속 했다는 겁니다.
고용한 곳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제소 사실을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A씨 고용 관계자
- "본인이 숨기고자 하면 잘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징계 주체를 놓고 전북체육회와 대한체육회가 서로 미루며 징계가 늦춰진 사이.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제소는 유관기관 간에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대학 빙상장, 지역 빙상연맹 등에서 계속 활동을 해온 것입니다.
▶ 인터뷰(☎) : 대한체육회 관계자
- "징계를 확정할 수가 없는 상황이면 그 사안에 대해서 공유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자격정지가 내려진 해당 코치.
하지만, 허술한 비위 지도자 관리 시스템 속에 학생들은 자신의 코치가 폭행 전력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 스탠딩 : 강영호 / 기자
- "연이은 폭력과 성폭력 사건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체육계. 학부모와 학생들이 마음 놓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지도자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강영호입니다."
[ nathaniel@mbn.co.kr ]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