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쉽지 않을 경기라고 예상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쉽지 않았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은 접전의 연속이었다. 6경기 중 3경기가 90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며, 5경기가 1골차 이내였다. 오만을 2-0으로 이긴 이란도 킥오프 1분도 안 돼 페널티킥을 내주기도 했다. 어느 한 쪽으로 쉽게 기울지 않았다.
한국은 바레인과 아시안컵 16강에서 맞붙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13위로 첫 상대였던 필리핀(116위)보다 3계단이 높다.
↑ 한국은 22일 2019 AFC 아시안컵 16강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고전했다. 사진(UAE 두바이)=ⓒAFPBBNews = News1 |
바레인은 A조 3위를 차지했으나 딱히 인상적인 경기력은 아니었다. 2골 밖에 넣지 못했다. 하지만 2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 중 1골은 논란이 일었던 페널티킥이었다. 적어도 방패는 괜찮다는 의미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컵 본선에서 바레인과 두 차례 만나 1승씩을 나눠 가졌다. 2007년 대회 조별리그 바레인전 패배로 조기 탈락 위기까지 몰렸다.
게다가 한국은 아시안컵 토너먼트 첫 경기마다 고전했다. 1990년대 이후 아시안컵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90분 내 승리한 적이 없었다. 이란을 자주 만났기 때문이기도 하나 순조롭지는 않았다.
바레인전은 예상대로 전개됐다. 바레인은 점유율(전반 한국 점유율은 73%)을 내주되 수비 숫자를 늘리며 한국의 공세를 막아내려 했다. 생각 이상으로 견고했다. 한국은 슈팅 기회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렇다고 바레인이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친 것도 아니다. 침대 축구와 거리가 있었다. 과장된 플레이 속 경기를 지연하지 않았다. 숨겨뒀던 창으로 찌르기도 했다. 전반 4분 알리 마단의 중거리 슈팅이 상당히 날카로웠다.
한국은 전반 43분 황희찬(함부르크 SV)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아주 늦지 않게 터진 첫 골이었다.
하지만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도 바레인의 수비는 빈틈이 많지 않았다. 후반 11분 정우영(알 사드)의 프리킥 슈팅 외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후반 15분 이후 흐름은 바레인으로 넘어갔다. 한국은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위험 지역에서 처리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위태롭던 한국은 후반 32분 무실점이 깨졌다. 황희찬이 쓰러진 사이 전개된 바레인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홍철(수원 삼성)이 마흐디 알후마이단의 슈팅을 가까스로 차단했으나 계속된 모하메드 알 로마이히의 슈팅을 저지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교체카드를 공격적으로 사용했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하면서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투톱으로 세웠다.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도 조커로 이번 대회 첫 출전했다.
한국이 최근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90분 내 이기지 못했지만 연장 후 진 적도 없었다. 그 기분 좋은 징크스는 깨지지 않았다. 한국은 연장
물론, 남은 15분의 시간도 여유 있던 건 아니었다. 주세종(아산 무궁화)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따랐으나 바레인도 끝까지 반격하며 한국을 괴롭혔다. 2-1 진땀승이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