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박주호(32·울산 현대)와 기성용(30·뉴캐슬 뉴나이티드). 아마 이승우(21·엘라스 베로나)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가장 고마움을 느낄 선배들일 것이다. 박주호는 대회 전, 기성용은 대회 기간 이승우를 진심으로 격려하고 위로해줬다.
이승우는 6일 2019 아시안컵 본선 첫 경기를 하루 앞두고 국가대표팀에 긴급 소집됐다. 조별리그 3경기는 모두 벤치를 지켰다.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열리는 바레인과의 16강전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 이승우는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잇달아 참가했다. 그러나 2019 아시안컵 23인 명단에는 제외됐다. 부상자가 발생하여 추가 차출되지 않았다면 아시안컵 데뷔는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 박주호는 이승우가 2019 아시안컵 본선 명단 제외도 상심할 무렵 식사를 함께하며 위로했다. 이번 대회 엔트리에는 박주호의 이름도 없었지만 후배를 챙긴 것이다. 사진=박주호 SNS 영상화면 |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이승우가 2018년 10월 A매치 기간 박주호와 함께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모습을 방영했다. 당시 이승우는 박주호 딸 박나은(4)의 관심을 독차지하여 화제였다.
이승우는 2018-19 이탈리아 세리에B(2부리그) 12라운드까지 4경기·85분에 그치며 고전했다. 그러나 2018년 11월 하순부터 6경기 연속 선발출전과 1득점 1도움으로 입지를 급격히 넓혀갔다.
베로나 주전을 굳히려는 시점에서 2019 아시안컵 국가대표팀에 긴급소집됐다. 하지만 이승우는 조별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하나도 얻지 못했다.
이승우는 중국과의 아시안컵 C조 최종전(2-0승) 교체 투입이 무산되자 물병과 수건, 정강이 보호대 등에 화풀이하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때 든든하게 옆을 지켜준 것이 기성용이다.
국가대표팀 주장을 지낸 A매치 110경기 출전 베테랑 기성용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된다. 잘 타이르겠다’라고 말한 것은 다른 선수의 발언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이승우가 저지른 돌출행동은 적어도 선수단 안에서는 별 탈 없이 빠르게 진정됐다.
말로만 감싸준 것이 아니다. 이승우는 아시안컵 16강전 대비 훈련에서 기성용과 함께 운동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선배의 배려 덕분에 웃음꽃을 피운 이승우를 본 팬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이승우는 중국과의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 투입이 무산되자 물병과 수건, 정강이 보호대 등에 화풀이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기성용은 부상으로 국가대표팀을 떠나기 전 이승우와 함께 훈련하며 기분을 풀어줬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