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스포츠 인연 끝…문화체육관광위 떠난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손혜원(64) 국회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 여파로 더불어민주당을 자진 탈당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떠난다.
20일 손혜원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 당적을 내려놓겠다”라면서 “공정한 (검찰) 수사를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도 떠나 있겠다”라고 밝혔다.
제20대 국회의원 임기는 2020년 5월 29일까지다. 손혜원 의원이 의혹을 완전히 떨쳐내고 문화체육관광위에 복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고 보긴 어렵다.

↑ 손혜원 의원은 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떠나 있겠다고 말했다. 2018년 10월 15일 국정감사에 임하는 모습. 사진=손혜원 공식 SNS

손혜원 의원은 2016년 6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에 이어 2018년 7월부터는 문화체육관광위 민주당 간사로 활동했다. ‘스포츠 적폐 감별사(혹은 해결사)’를 자처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및 문화체육관광위 시절 적극적인 의정활동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지나친 의욕은 때로는 스포츠계에 적잖은 파문을 몰고 왔다.
손혜원 의원은 선동열(56)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을 사퇴시켰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대표팀 주장 심석희(22)의 마음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정치인이 국가대표팀 감독 퇴진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부정적인 선례를 남겼다. 손혜원 의원은 2018년도 국정감사에 선동열 전 감독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끝까지 버티고 우기면 2020 도쿄올림픽까지 계속 가기 힘들다”라고 일갈했다.
선동열 전 감독은 국감장에서 프로야구 KBO리그 관객 감소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손혜원 의원은 선 전 감독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지휘에 대해 “그렇게 어려웠다고는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비아냥댔다가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전임감독제도는 지도자가 (프로야구팀 감독과 겸직이 아닌) 온전히 국가대항전에만 전념해야 호성적을 낼 수 있다는 야구계의 필요성과 절박함에서 나왔다.
손혜원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야구대표팀 전임감독 효용성을 전면 부정하여 논란이 됐다.
조재범(38)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전 코치에 대한 견해가 완전히 달라진 것도 지적을 받는다. 손혜원 의원은 2018년도 국감장에서 조 전 코치의 옥중서신을 공개했다.
당시 손혜원 의원은 “체육계에서는 전명규(56) 대한빙상경기연맹 전 부회장의 폭압적인 지시와 압박 때문에 조재범 코치가 심석희를 때릴 수밖에 없었다고 얘기한다”라면서 “지금 조 전 코치는 굉장히 반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재범 전 코치가 직접 저한테 눈물을 흘리며 ‘자기가 인생을 잘못 살았다’라고 이 편지를 보내왔다”라고 옥중 편지를 소개한 손혜원 의원은 “이렇게까지 해서 (심석희 등의) 성적을 올렸어야만 했을까요?”라고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온 전명규 전 부회장을 질타했다.
심석희는 2018년 12월 27일 조재범 전 코치를 강간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2019년 1월 8일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심 선수 측은 “조 전 코치가 성적 향상을 위한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폭행했다고 변명하는 것에 분노를 느꼈다”라고 재차 법적 대응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손혜원 의원은 2019년 1월 11일 SNS에 “이대로 재판이 열렸다면 조재범 전 코치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을 것이 뻔했다”라면서 “심석희 선수가 자신을 던지는 큰 용기를 내어 성폭행 피해를 추가 폭로했다. 조재범과 전명규의 범죄행위가 얼마나 추악하고 뿌리 깊은지 (2018년도) 국감장에서 낱낱이 보여줬음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명규가 교수로 일하고 심석희가 재학 중인) 한국체육대학교, 정부와 검찰은 못들은 채 외면했다”라고 썼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