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선수가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밝히기까지,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은 아무런 보호막이 돼주지 못했습니다.
선수들에게 우산 역할을 못한 두 체육단체, 도대체 뭘 한 걸까요.
강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4년,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쇼트트랙 감독.
놀랍게도 다음 달 지도자 복귀 자격이 생깁니다.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빙상계에서 영구제명 됐지만, 대한체육회가 자격정지 기간을 3년으로 감면했기 때문입니다.
잇따른 사고에 대한 체육회의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를 더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체육계 성폭력에 대한 전수조사, 국가대표 훈련장 CCTV 설치 등 대책을 내놓은 체육회.
▶ 인터뷰(☎) : 김보영 / 대한체육회 홍보실장
-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서도 영구제명 조치 등 무관용 원칙에 따라서 영원히 체육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벌에 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수년째 계속되는 사후약방적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빙상연맹의 안일한 대응 역시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심석희 선수의 폭로 이전까지 아무런 상황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빙상연맹.
황당하게도 변명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였습니다.
지난해 30년간 여자선수 300여 명을 성폭행한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 사건 이후 미국체조협회가 파산까지 간 사례.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이 되새겨야 할 교훈입니다.
MBN뉴스 강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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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현기혁 VJ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