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은 2019~2022시즌 지휘권을 최강희 감독에게 보장했다. 구단은 새로운 사령탑에게 거액 연봉과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지만, 계약을 맺기 전부터 그럴 능력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중국 스포츠신문 ‘둥팡티위리바오’는 9일 “취안젠자연의학기술개발유한회사는 2018년 하반기부터 은행 대출을 거절당했다”라고 전했다. 취안젠은 톈진 축구단의 모기업이다.
톈진은 2018년 12월 14일 최강희와 3년 계약에 합의했다. 모기업이 은행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도 없는 시점에서 수십억을 감독과 직속 스태프에게 주겠다고 한 것이다. 선수단 전력 보강을 위한 상당한 금액의 이적료 투자도 공언했다고 알려졌다.
↑ 최강희 감독이 2018 K리그1 최우수지도자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는 모습. 사진=천정환 기자 |
취안젠 그룹은 7일 실소유주를 포함한 고위 관계자 18명이 동시에 구속됐다. 대출도 막혀있다. 추가 예산이 필요한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대처하기가 어렵다.
중국은 2017년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사유재산을 체계적으로 보호하는 민법총칙을 제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언제든 몰수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둥팡티위리바오’는 취안젠이 다단계 판매와 허위광고, 불법의료행위 등의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룹 전체가 아무런 제지 없이 해왔던 일이다.
이제야 문제가 됐다는 것은 공산당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뜻이다. 현지 금융기관이 법적인 문제가 표면화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추가 융자를 거절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 취안젠의 재기가 힘들어 보이는 이유다.
톈진은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다. ‘둥팡티위리바오’는 “톈진시축구협회가 톈진 취안젠과 위탁관리 협약을 체결했다”라면서 “관련 부처의 승인을 받아 13일 공식 발표된다”라고 보도했다.
톈진시축구협회가 팀을 운영한다는 것은 지방정부 예산이 투입된다는 얘기다. 사실상 한국의 시민구단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2019년 톈진시축구협회 산하 프로구단은 취안젠이 모기업일 때처럼 돈을 쓸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이번
최강희는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은 거물 감독이다. 톈진시축구협회가 최강희 사단의 급여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