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였죠.”
SK와이번스 내야수 강승호(25)에게 2018년은 잊을 수 없었다. 지난 연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MK스포츠와 전화가 닿은 강승호는 “결과가 좋고, 좋은 것만 생각하자고 마음먹었다. 2018년은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출발부터 좋지는 않았다. 강승호는 2018년 7월까지만 해도 LG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LG의 기대되는 내야수로, 주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부진으로 인해 5월1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뛰고 2군으로 내려갔고, 그렇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전반기 성적은 32경기에서 94타수 18안타(타율 0.191) 1홈런 10타점이었다. 강승호는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힘든 시간이었다”고 씁쓸하게 웃었다.후반기 들어서도 강승호는 LG 퓨처스구장인 이천에 있었다. 그리고 트레이드 마감 시한일인 7월31일에 문광은과 1대1 트레이드로 SK유니폼을 입었다.
↑ 강승호의 2018년은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끝이 천당으로 최고의 한해로 마무리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천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원래 모르는 번호로는 전화를 안 받는데, 몇 분 후에 그 번호로 문자가 왔다. SK매니저라고. 그 때 ‘올 게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통화를 하고, LG에서도 면담을 통해 트레이드 사실을 알게 됐다. 사실 소식을 들었을 때 걱정부터 앞섰다. 팀을 옮긴다는 건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고, 손발이 떨렸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만 들었다.”
자신의 환경부터가 달라지는 일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그러나 강승호는 SK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았다. 후반기 37경기에서 90타수 29안타(타율 0.322) 2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가을야구에서도 강승호는 2루수로 줄곧 자리를 지키며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294 1홈런, 3타점,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182로 다소 낮았지만,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강승호는 “트레이 힐만 감독님이 좋게 봐주시고, 코치님들과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SK 팀분위기가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편하게 야구할 수 있었고, 결과까지 좋았다”며 “사실 내가 한국시리즈에서 뛸 것이라고는 7월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인데, 우승까지 하고 너무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LG 2군에서 있는 동안 생각이 많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을 많이했다. 트레이드 되면서 걱정도 됐지만, 잘하겠다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LG에서의 시간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우승의 기쁨까지 누렸지만, 강승호의 겨울은 바쁘다. 우승 후, 곧바로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에 갔다. 강승호는 “내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에 당연히 가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월도 바빴다. 일주일만 쉬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