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9년은 한국축구 역사상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터다. 1월부터 11월까지 남녀 태극호가 전 세계로 나아간다.
4년 주기로 열리는 아시안컵이 하계올림픽,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 스포츠 빅 이벤트와 일정을 피해 2008년이 아닌 2007년으로 개최시기를 바꾼 후 한국축구는 가장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태극전사는 반세기 넘도록 우승의 한을 풀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아우들도 U-20 및 U-17 월드컵에 출전한다. 김학범호 또한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첫 걸음을 뗀다.
↑ 남자 A대표팀은 2019 AFC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그 선봉에 설 황의조와 손흥민. 사진=천정환 기자 |
태극낭자도 여자월드컵에서 16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인 8강을 넘보고 있다. U-20 및 U-17 여자월드컵 지역 예선을 겸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및 U-19 여자챔피언십도 열리는 한 해다.
한국축구가 한 해에 아시안컵, 여자월드컵, U-20 및 U-17 월드컵 본선에 동시 출전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07년에는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데다 국제대회 성적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U-20 및 U-17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탈락했으며,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3위에 그쳤다. 토너먼트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승부차기만 세 차례나 펼쳤다.
1년 전의 아쉬움을 떨칠 기해년이다. 한국축구는 2018년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격파하는 카잔의 기적을 일궜으며, 하계아시안게임 남자 금메달 및 여자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렇지만 못내 아쉬움도 컸다. 주축 선수의 연쇄 부상 속 참가한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희망을 쐈으나 16강의 꿈을 이루진 못했다. AFC U-19 및 U-16 챔피언십 우승 문턱에서도 주저앉았으며, 8년 만에 출전한 U-17 여자월드컵 본선에서는 1승도 못하고 조별리그 탈락했다.
첫 테이프는 벤투호가 끊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남자 A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에서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트로피를 되찾고자 한다.
한국은 1956년 및 1960년 대회 정상에 올랐으나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준우승만 네 차례(1972·1980·1988·2015년)였다. 2007년 이후 매번 준결승에 올랐으나 마지막 힘이 부족했다.
분위기는 좋다. 벤투 감독 취임 후 짧은 기간에도 안정세를 갖췄다. 남태희(알 두하일)을 제외하고 부상자도 없다. 특히, 간판선수 손흥민(토트넘)은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은 대회 개막 전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벤투 감독도 “변수가 많겠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최대한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조별리그 상대인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도 부담스럽지 않다. 단, 참가국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되면서 토너먼트도 8강이 아닌 16강부터 펼쳐진다. 우승까지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한다.
아시안컵 우승 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아랍에미리트의 아시안컵 개최는 1996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은 23년 전 대회 8강서 이란에게 2-6 참패를 경험했다. 그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 한국-필리핀전이 열릴 장소가 바로 그 곳(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이다.
↑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끈 김학범 감독은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사진=천정환 기자 |
2020 AFC U-23 챔피언십이 2020 도쿄하계올림픽 예선을 겸한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1차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한국은 3월 캄보디아에서 호주, 대만, 캄보디아와 풀리그를 갖는다. 조 2위 11개 팀 중 상위 5개 팀도 본선에 나갈 수 있으나 호주라는 껄끄러운 상대가 있어 방심할 수 없다. 2020 AFC U-23 챔피언십 본선은 내년 1월 태국에서 개막한다.
정정용 감독의 남자 U-20 대표팀과 김정수 감독의 U-17 대표팀은 세계축구의 높은 벽을 허물 수 있을까. 2년 전에는 나란히 16강까지 올랐으나 토너먼트 첫 판에서 짐을 싸야 했다.
남자 U-20 대표팀은 2009년 U-20 월드컵 이후 참가한 네 번(2009·2011·2013·2017년)의 대회서 모두 토너먼트에 올랐다. 8강 진출만 두 번이었다.
남자 U-17 대표팀도 같은 기간 세 차례(2009·2015·2017년) 본선 무대를 밟은 U-17월드컵에서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다만 U-20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8강의 벽은 단단했다. 역대 U-20 및 U-17 월드컵 본선 준결승 진출은 1983년 대회가 유일했다. 멕시코 4강 신화는 폴란드와 페루에서 재현될 수 있을까. U-20 및 U-17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은 각각 2월과 5월 진행될 예정이다.
↑ 윤덕여 감독은 두 번째 여자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어떤 선물을 안길까. 사진=김영구 기자 |
윤덕여호는 두 번째 여자월드컵 본선 참가다. 이번에는 더욱 난이도가 높아졌다. 개최국 프랑스를 비롯해 캐나다, 나이지리아와 한 조에 속했다.
프랑스는 강력한 우승후보이며 캐나다는 1995년 대회 챔피언이었다. 나이지리아도 토너먼트 진출이 한 번(1999년) 밖에 없지만 여자월드컵 창설 이래 개근 중이다.
프랑스전은 대회 공식 개막전이기도 하다. 한국은 4년 전 16강에서 프랑스에 0-3으로 졌다. 윤덕여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에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조 3위까지도 16강에 나갈 길이 열리는 만큼 1승은 반드시 필요하다.
2018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선수 여자 부문을 수상한 장슬기(인천현대제철)는 “첫 월드컵이라 설렘이 크다. 피하고 싶은 팀들을 만나 당황스럽지만 4년 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2018년에는 남자축구가 많이 부러웠는데, 올해는 우리가 전 세계에 한국축구를 널리 알리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여자 U-19 및 16 대표팀은 2020 U-20 및 U-19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 획득에 나선다. AFC U-19 및 U-16 여자챔피언십 본선 3위 안에 올라야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여자 U-16 대표팀은 지난 대회 성적(준우승)으로 AFC U-16 여자챔피언십 본선에 직행한 가운데 여자 U-19 대표팀은 4월 AFC U-19 여자챔피언십 2차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한국축구의 2019년 국제대회 주요 일정 | *현지시간
1월 5일~2월 1일 | 2019 AFC 아시안컵 본선 | 아랍에미리트
3월 22~26일 | 2020 AFC U-23 챔피언십 1차예선 | 캄보디아
4월 | 2019 AFC U-19 여자챔피언십 2차예선 | 미정
5월 23일~6월 15일 | 2019 FIFA U-20 월드컵 본선 | 폴란드
6
9월 15~28일 | 2019 AFC U-16 여자챔피언십 본선 | 태국
10월 5~27일 | 2019 FIFA U-17 월드컵 본선 | 페루
10월 27일~11월 9일 | 2019 AFC U-19 여자챔피언십 본선 |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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