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내가 감정 조절이 안되는 건 승부욕 때문이다.”
악동이 돌아왔다. 찰스 로드(33)가 인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다.
28일 돌아온 로드는 기대만큼 강렬하지 않았다. 특유의 피지컬을 앞세운 골밑 플레이는 없었다.
전자랜드 구단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급작스럽게 대체선수로 영입했다. 매 시즌 중위권 다크호스였던 전자랜드는 장신 외국인 머피 할로웨이(28)가 주득점원으로 활약했다. 기존 전자랜드에서 볼 수 없던 외국인 선수 유형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몸 상태를 이유로 떠났다. 지난 10월 당한 발등 부상이 화근이었다. 이후 한달이 못돼 복귀했고, 여전히 위력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22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에서 5득점에 그친 뒤 유도훈 감독에 면담을 요청,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팀에 민폐를 끼치기 싫다는 이유로 다른 선수를 영입하라고 권한 뒤 울면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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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가 박찬희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로드는 KBL에서 오래 활약한 선수다. 그만큼 한국 무대에 경험이 많은 선수다. 더구나 전자랜드에서는 2013-14시즌 활약한 적이 있다. 적응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공백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뛴 전주 KCC이후 로드는 놀고 있었다. 몸 관리가 제대로 됐을지, 특히 경기 감각 회복이 관건이었다.
로드가 KBL에 복귀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한국에 들어온 지 하루만인 28일 안양 KGC전에 나섰다. 시작 30초만에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인 로드는 이어 3점 슛까지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1쿼터 6분6초를 뛰며 7득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날 최종 20분35초에 17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창때 로드가 보여준 활약에는 거리가 멀었다. 미드레인지는 괜찮았지만, 로드 특유의 피지컬을 앞세운 골밑 플레이는 없었다. 리바운드 후에도 상대 선수들이 밑에서 공을 쳐 빼앗기는 장면도 있었고, 공을 다루는데도 엉성해 보였다.
더구나 로드는 1옵션 외국인 선수다. 농구라는 종목 특성 상 40분 풀타임을 뛰긴 힘들어도 30분 이상은 나가는 게 정상적이다. 혼자 훈련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경기체력이 100%는 아니었다. 유도훈 감독도 그 부분을 지적했고, 로드 자신도 “경기체력이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감은 넘쳤다. “두어 번 팀 훈련을 하고, 두 경기 정도면 올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바로 로드의 악동 이미지다. 로드는 공수에서 확실한 역할을 선수이면서도 로드를 거쳐간 팀들에게는 부담스런 존재이기도 했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돌출행동이 많았다. 좋은 흐름이 끊기는 경우도 많았다. 또 무리하게 자기가 드리블을 치고 가다가 어이없게 공격권을 내주는 턴오버도 많았던 선수다. 농구팬들에게도 로드는 안정보다는 불안정의 아이콘으로 각인돼있다.
물론 선수를 엄하게 다루는 유도훈 감독 아래에서는 순한 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5시즌 전 전자랜드 소속일 때는 로드의 돌출행동이 문제가 됐던 적은 없다. 로드도 “유도훈 감독님은 예전과 그대로시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나는 이기적이지 않다. 승부욕이 강해서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 때와 다른 건 2옵션 선수에서 1옵션이 됐다는 점이다. 당시 로드는 무릎이 좋지 않았고, 전자랜드의 1옵션은 캡
국내 선수와의 조화도 중요하다.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의 기량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되는 날보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로드도 이타적인 플레이에 좀 더 신경써야 한다. 로드가 달라졌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