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015년 체육계는 유독 (사전 적발을 포함한) 승부 조작 파문이 잦았다. 축구·농구·배구 등 구기 종목 외에도 e스포츠와 종합격투기, 복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란이 생겼다. 다른 종목의 유죄 여부에 대한 결론은 진작 나왔지만, 복싱은 3년 후에야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15년 5월 29일 한국 권투 프로모터 ‘AK프로모션’이 소속 선수의 승리 전적을 쉽게 쌓기 위해 외국 복서를 매수했다는 혐의가 있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2018년 12월 1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AK프로모션 김영욱 대표를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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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욱(오른쪽) AK프로모션 대표가 소속 선수 무함마드 와심의 세계복싱평의회 실버타이틀전 승리 후 기념촬영에 임하는 모습. 김 대표는 2016년 WBC 올해의 아시아 프로모터로 선정됐다. 사진=천정환 기자 |
AK프로모션 소속 복서와 해외 선수의 경기를 주선한 현지 한국인 매치메이커가 최근에야 귀국하여 참고인 조사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매치메이커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지 않은 것만 봐도 2015년 당시 유력 방송/신문의 보도와 달리 사건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다.
김영욱 AK프로모션 대표는 “검찰이 기소도 하지 않았음에도 일부의 주장으로 승부 조작을 총괄했다는 누명을 썼다”라며 “나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AK프로모션은 프로복싱 메이저 기구 세계타이틀전에 선수를 참가시킨 현재까지 마지막 한국 프로모터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복싱 –52㎏ 동메달리스트 무함마드 와심(31·파키스탄)은 AK프로모션에 의해 프로에 데뷔하여 2018년 7월 15일 국제복싱연맹(IBF) -51㎏ 챔피언결정전에서 판정으로 지기까지 8연승을 달렸다.
김영욱 AK프로모션 대표는 무함마드 와심을 육성한 역량을 인정받아 2016년 ‘세계복싱평의회(WBC) 올해의 아시아 프로모터’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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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욱(왼쪽) AK프로모션 대표가 소속 복서 랜들 베일리(오른쪽)의 세계복싱기구 아시아태평양 챔피언 등극 후 기뻐하는 모습. 베일리는 IBF 및 WBO 세계챔피언을 지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프로복싱 8체급 석권에 빛나는 매니 파키아오(41·필리핀)는 2017년 7월 2일 WBO –67㎏ 타이틀 방어전에서 제프 혼(30·호주)에게 패하는 이변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AK프로모션이 2016년 4월 27일 베일리 은퇴 경기로 성사시킨 IBF/WBO 통합 인터콘티넨털 타이틀전 상대가 바로 훗날 파키아
김영욱 AK프로모션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프로모터로 일할 의욕을 많이 잃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유능한 외국 복서 영입으로 한국 프로권투에 새바람을 불러왔던 김 대표가 승부 조작 무혐의 처분을 계기로 다시 활발히 활동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