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현만 승리로 이미지 개선? 상대가 누군가 봤더니…

↑ 명현만이 AFC 09에서 1라운드 40초 KO승을 거둔 자이루 쿠수노키는 1166일 전에는 더 빨리 이긴 상대다.

명현만(33) ‘반칙왕’ 이미지는 아직 유효하다. 남미 파이터를 손쉽게 격파했다며 강함을 어필, 논란을 묻으려 하지만 3년 전에는 더 빨리 이긴 ‘검증된(?) 상대’와의 경기는 무의미하다.

17일 명현만은 AFC09라는 국내 격투기대회의 킥복싱 무제한급 매치에 출전하여 경기 시작 40초 만에 펀치 KO승을 거뒀다.

“명현만 정말 세네요”, “한국 최강일까요?”, “반칙왕이라는 이미지를 지웠다” 등의 반응이 눈에 띈다.

하지만 명현만이 AFC09를 통해 꺾은 자이루 쿠수노키(44·브라질)는 이미 3년 2개월 9일 전 한국 종합격투기대회 로드FC26 참가 당시 1라운드 35초 만에 제압했던 선수다.

자이루 쿠수노키도 어느덧 40대 중반이다. 명현만이 1166일 전 싱겁게 이긴 선수에 또 승리했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명현만이 ‘반칙왕’ 오명을 뒤집어쓴 것은 종합격투기 통산 3차례나 상대 고간을 강타한 규칙 위반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피해자에게 너무도 치명적인 파울을 저지르고도 2014년 9월 12일 실격패 이후에는 1승 1무효로 전적에 어떠한 손해도 보지 않은 것 역시 ‘반칙왕 명현만’에 대한 비호감을 키웠다.

2017년 8월 12일 로드FC41 승리 후 가진 공식 백스테이지 인터뷰도 빼놓을 수 없다. 명현만은 자신의 무릎에 사타구니를 통타당하여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한 피해자에게 “경기를 재개하기 싫어했던 것 같다”라며 간신히 몸을 추슬러 경기에 임했다가 패배한 상대의 투쟁심을 깎아내렸다.

로드FC41 승자 인터뷰에서 명현만은 “만약 그가 경기를 포기했다면 나는 또다시 논란에 파묻힐 수도 있었다”라고 안심하기까지 했다. 생각은 자유지만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무례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말이었다.

명현만의 반칙왕 오명은 여전하다. 종합격투기 은퇴 및 킥복싱 복귀를 택한 그가 언젠가는 ‘강철 신사(The Iron Gentleman)’라는 외국용 별칭이 부끄럽지 않은 예의범절을 링 위에서 발현하길 기대된다. 온라인이슈팀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