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SK와이번스의 겨울은 분주하다. 이젠 프로야구 최초의 삼각트레이드의 중심에 섰고, 고종욱은 다시 염경엽 감독과 만나게 됐다.
SK는 7일 프로야구 최초의 삼각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외야수 김동엽을 삼성 라이온즈로 보냈고,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지영이 넥센 히어로즈로 옮겼다. 넥센 외야수 고종욱이 SK로 이동하게 됐다.
세 팀 모두 각자의 사정이 겹친 트레이드였다. 삼성은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인 라이온즈파크를 쓰면서 2018시즌 팀홈런 9위에 그쳤다. 30개 가까이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 김동엽이 매력적이었다. 안그래도 김동엽은 SK내에서 입지가 불안했다. 정의윤, 최승준 등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타자들과 경쟁해야 했고, 외야수로서는 경쟁력이 없었다. 거포들만 즐비한 SK로서도 테이블세터 역할을 할 선수가 필요했다. 41개의 홈런을 때린 한동민을 계속 2번 타순에 배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넥센 시절 홈런을 때리고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고종욱. 이제 SK유니폼을 입은 두 이가 상상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왜 고종욱이냐는 의문도 많다. 고종욱은 올 시즌 102경기에서 타율 0.279 6홈런 17도루로 예년에 비해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더구나 넥센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뒤처진 모양새다. 타구판단이나 송구 등 외야 수비가 좋지 않기에, 대타나 대주자 카드로 많이 나왔다. 이런 고종욱을 데려온 게 SK 손해가 아니냐는 시선이다. 김동엽과 비교해서 수비가 비슷하다면 홈런을 더 많이 때리는 김동엽이 낫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SK도 어느 정도 체질 개선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손차훈 SK단장은 “노수광과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룰 선수가 필요했다. 고종욱이 배드볼 히터라 출루율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타격이나 주루는 괜찮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전수행능력과 관련해서는 역시 의문이 남는다. 고종욱은 발은 빠르지만, 의외로 번트를 잘 못 댄다.
물론 염경엽 감독과 함께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염 감독이 넥센을 지휘할 때 아끼던 선수 중 하나가 고종욱이다. 2015시즌 119경기에서 126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10과 10홈런 22도루를 기록한 고종욱은 염 감독이 기용했던 주요 카드 중 하나였다. 염 감독은 당시 “손아섭(롯데) 같이 클 수 있는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종욱은 2016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133경기에 출전해 527타수 176안타, 타율 0.334홈런 8개에 도루는 28개를 기록했다. 도루 부문 4위였다. 안타도 톱10 안에 들었다. 역시 염 감독이 지휘에서 거둔 성적이다.
SK유니폼을 입은 고종욱이 주전을 꿰찰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일단 외야 세 자리는 고종욱의 자리가 없다. 비시즌 SK는 외야 보강을 위해 삼성에서 방출된 배영섭도 영입했다. 여기에 미완의 대기 정진기의 잠재력 폭발 여부도 달려있다.
그래도 알 수 없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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