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정말 재밌다.”
올 초 김재박(64) 전 감독이 전국을 돌며 야구 재능기부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렸다. 1년여가 지난 현재 다시 만난 김 전 감독은 그 동안의 시간에 대해 “정말 재밌고 또 흐뭇했다”고 돌아봤다. 다시 유니폼을 챙겨 입은 김 전 감독은 전국의 수많은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야구유망주들의 나침반이 되어주고 있었다. 내용은 다양하다. 야구에 대한 기본기부터 프로로서의 마음가짐 및 정신력교육, 그리고 기술교육까지. 김 전 감독은 “이렇게 해서 야구발전이 조금이나마 된다면…좋지 않겠나”라고 껄껄 웃었다.
스타플레이어, 우승감독, 경기운영위원까지 쉼 없이 달려온 김 전 감독은 2017년 야인이 된 뒤 한 박자 쉬어가고 있다. 그리고 야구만 바라보고 살아온 그의 삶은 올해, 이처럼 재능기부라는 또 다른 야구세계에 빠져들게 됐다. 김 전 감독은 “아이들이 잘 배우는 것을 보면 굉장히 흐뭇하다. 처음에는 그쪽에도 지도자들이 있으니 조심스러웠는데 다들 잘 따라와줬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쑥스러워했지만 훈련이 거듭될수록 잘 통했다. 소통도 잘 이뤄졌다”고 돌아봤다.
↑ 김재박(사진) 전 감독이 올 한해 전국을 다니며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다. 사진=황석조 기자 |
김 전 감독은 “이번에 (지도했던) 대구고가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 영남대 역시 전국대회서 우승했다. 아이들이 이렇게 성과까지 내주면 더욱 흐뭇해지더라”며 “(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언제든지 봐줄 수 있다”면서 특히 “마음으로는 다들 프로에 가서 잘해줬음 좋겠는데…가능성 없는 아이들에게도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나도 밑에 있어봤기 때문에 잘 안다. 그런 부분을 이야기 많이 해줬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처럼 김 전 감독의 재능기부는 자신의 야구인생을 전하는 일이었다.
재능기부로 새 야구인생을 이어가고 있는 김 전 감독이지만 현장에 대한 꿈은 여전하다. “아쉬움이 많다. 현장에서 좋은야구를 보여주고 싶은데…”라고 말을 이어간 김 전 감독은 사령탑으로 이룬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영광 등 지도자로서 이뤄낸 성과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전 감독은 1998년 현대 유니콘스의 첫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스타선수가 지도자로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기 싫었다. 선수로서 어느 정도 했었기에 지도자로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뛰어들었다”고 회상했다.
김 전 감독은 최근 야구흐름에 대해 “깊이가 부족해지고 내용 등에 있어 기본적인 게 많이 무시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안정성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게 기본기다. 현장에서도 이를 더 강조해야 팀들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안 나올 수는 없지만 본헤드플레이나 실수 등을 줄이려고 노력해야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재박
1954년 5월 23일
대구광역시 중구
대구초-경북중-대광고-영남대
한국화장품 (1977-1981)
M
LG 트윈스 (1990-1991)
태평양 돌핀스 (1992)
골든글러브 5회
태평양 돌핀스 코치 (1993-1995)
현대 유니콘스 감독 (1996-2006)
LG 트윈스 감독 (2007-2009)
야구국가대표팀 감독 (200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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