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FA 양의지의 협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해를 넘길 지도 모른다.
리그 최고 포수로 평가 받는 양의지는 FA 신청 선수 15명 중 최대어다. 어느 때보다 이적 가능성이 낮은 FA 시장이나 양의지만큼은 예외다.
FA 협상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났지만 계약자는 모창민(NC), 1명이다. 원 소속팀과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순조롭게 협상을 진행하나 대체로 속도가 나지 않는 분위기다. 선수가 아니라 에이전트가 협상테이블에 등장한 것도 달라진 풍경의 주된 이유다.
↑ FA 양의지 협상 속도는 빠르지 않다. 해를 넘길 지도 모른다. 사진=김영구 기자 |
양의지 또한 협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에이전트에게 일임했다. 양의지는 협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운동과 봉사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다르게 말해, 양의지가 협상테이블에 앉을 때는 계약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그 역시 에이전트가 좋은 팀과 좋은 대우로 합의를 마치면 ‘움직인다’고 했다.
양의지는 문을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그와 공식적으로 접촉한 건 원 소속팀 두산이다. 세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 아직은 신경전이다. 다른 팀은 눈치를 보며 계산기를 두들기고 있다.
언뜻 양의지에게 긍정적이지 않은 FA 시장 분위기다. 찬바람이 씽씽 불고 있다. 이미 여러 팀이 철수를 선언했다. 합리를 추구했던 팀은 이제 긴축을 강조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거품 논란이 제기됐던 만큼, 양의지의 대박이 과거 같은 대박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양의지 영입 가능 금액이 낮아지는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경쟁에 뛰어들 팀도 늘어날 것이다. “절대라는 건 없다”라며 ‘여지’를 남긴 팀도 꽤 있다.
1년 전 대형 FA 계약은 한 달 내에 마무리 됐다. 해를 넘긴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양의지 또한 급할 게 없다. 시장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제의를 받고자 할 터다.
양의지는 칼자루를 스스로 쥐고 있는 몇 안 되는 FA다. 두산에 남든 새 팀에 가든, 서두를 생각이 없다. 협상 마감시한을 따로 정하지 않기도 했다.
양의지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팀의 유니폼을 입겠다고 공언했다. 양의지의 가치를 10개 팀은 다 인지하고 있다. 이를 얼마나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기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양의지는 자신의 거취에 관한 기사가 너무 많이 나온다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빠트리지 않으며 챙겨 꼼꼼히 읽고 있다. 그 ‘습관’은 꽤 오랫동안 갖고 있을 것 같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