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김경두(62) 대한컬링경기연맹 전 부회장은 문자 그대로 해당 종목의 제왕이었다. ‘권력은 형제와도 나누지 않는다’라는 격언까지 실천한 것을 보면 자신도 ‘한국컬링의 왕’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에 빛나는 경상북도체육회 여자컬링팀(스킵 김은정-리드 김영미-세컨드 김선영-서드 김경애-핍스 김초희) ‘팀킴’은 8일 대한체육회와 경북체육회, 경상북도청과 의성군청에 감독단의 비인격적인 대우와 전횡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보냈다. 15일에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단은 평창동계올림픽 ‘팀킴’ 사령탑 김민정(37) 감독과 김경두 전 부회장 그리고 평창동계올림픽 혼성팀을 지휘한 장반석(36) 감독으로 구성됐다. 김 감독과 장 감독은 부부, 김 전 부회장은 김 감독의 부친이다.
↑ 김경두 대한컬링연맹 전 부회장은 컬링 팀킴 사령탑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부에 참가한 김민정 감독의 부친이다. 김 전 부회장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 대한민국선수단 부단장을 역임했다. 김 감독이 당시 MBC 해설위원 신분으로 김 전 부회장과 함께한 모습. 사진=경상북도컬링협회 제공 |
‘팀킴’이 의성여자고등학교 컬링부에서 시작된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선수들이 ‘학창시절 체육 선생님’이라고 칭하며 종목 입문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 이는 김경두 전 부회장의 친동생 S다.
S는 1981·1982년 전국체전에 경상북도 대표로 참가한 아마추어레슬링선수였다. 김경두 전 부회장의 영향으로 한국 최초의 컬링 국제심판자격증을 획득했고 컬링청소년대표팀 감독도 역임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 이하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단은 ‘팀킴’이 평창동계올림픽 초반부터 호성적으로 주목을 받자 선수들이 ‘우리에게 컬링을 알려주신 고등학교 은사님’이라고 수차례 밝힌 S에 대한 언급을 금지했다.
최근에도 ‘팀킴’은 “김경두 전 부회장 등 경상북도체육회 컬링 감독단이 아닌 S가 우리의 실제 은사”라고 고백할 정도로 여전한 존경심을 품고 있다.
‘팀킴’은 평창올림픽 은메달로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고도 경북체육회 컬링 감독단의 저지로 ‘진짜 은사’ S한테는 어떠한 고마움도 공개적으
S는 2017년을 끝으로 애착을 느껴온 의성여자고등학교 체육 교사라는 직책에서도 타의로 물러났다.
김경두 전 부회장의 컬링 독재는 친동생에게도 가혹했다. ‘실제 은사’가 친형한테 구박을 받는 모습이 ‘팀킴’의 마음을 아프게 했음은 물론이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