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오늘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홈런이 터졌다. 특이점은 SK의 홈런은 없었다. SK로선 케이오 펀치를 날릴 기회에서 가장 믿었던 4번타자와 5번타자의 침묵이 뼈아팠다.
4번 로맥은 한국시리즈 3차전, 5번 박정권은 1차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각자 홈런으로 결승타를 쳤다. 그렇지만 9일 4차전에는 호쾌한 스윙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광현(SK)과 린드블럼(두산)의 투수전이었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의 사나이다웠다. 피안타 6개를 맞았으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6이닝 무실점. 올해 포스트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 최고의 역투를 펼쳤다.
![]() |
↑ SK 로맥이 9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 3회 1사 만루에서 삼진 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린드블럼은 1차전과 180도 달랐다. 공이 위력적이었다. 첫 이닝을 삼진 아웃 3개로 끝내더니 21개의 아웃카운트 중 10개를 탈삼진으로 잡았다. 피안타는 단 3개였다.
무시무시한 린드블럼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낸 SK였다. 3회 김성현의 볼넷과 박승욱의 희생번트, 그리고 김강민의 적시타가 터졌다. 시리즈 내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강민이었다.
SK에겐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한동민의 볼넷과 최정의 사구로 1사 만루였다. 린드블럼이 이날 가장 흔들리던 순간이었다.
타석에는 로맥, 박정권이 차례로 섰다. 이틀 전 홈런 두 방을 치며 승리를 이끌었던 로맥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으나 린드블럼의 빠른 커터에 헛스윙 삼진 아웃됐다. 박정권도 타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린드블럼의 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린드블럼은 최대 위기를 넘기자 포효했다.
찬스 무산 후 SK 타선은 차갑게 식었다. 4회 이후 안타는 이재원(2개)만 쳤을 정도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8회 한동민의 타구가 1루수 류지혁의 호수비에 막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예리함이 없었다. 포스트시즌 홈 4경기에서 13번이나 아치를 그쳤지만 이날은 홈런도 터지지 않았다.
홈런 없이 1점만으로 두산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7회까지 버텨냈지만 8회 무너졌다. 산체스가 8회 1사 1루서 정수빈에게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두산은 11이닝 연속 무득점을 끝냈다.
SK는 8회 2사 만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