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주인공’ 한동민 “홈런임을 직감하고 망아지처럼 뛰었다” [PO5]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네요.”
SK와이번스 한동민이 마지막에 웃었다.
SK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KBO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11-10으로 승리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동안 부진했던 한동민이 경기를 끝냈다. 4차전까지 한동민은 4차전 9회 투런홈런을 때렸지만 타율 0.125에 그쳤다.
김강민의 홈런으로 10-10으로 동점이 된 10회말 타석에 들어선 한동민은 신재영으로부터 중월 솔로홈런을 때려 경기를 끝냈다.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홈런이었다.

↑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5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2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와이번스는 10회말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11-10으로 승리하며, 6년만에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10회말 SK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달리고 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경기 후 한동민은 “처음에는 타구 낮아서 좋은 결과 있겠다 싶었는데 넥센 중견수 임병욱이 뛰다가 멈추더라. 홈런임을 직감하고 망아지처럼 뛰었다. 선수들이 3초 만에 돌아왔다고 하더라. 홈플레이트 밟고 누가 때렸는지는 모르겠는데 맞고 때리고 하다 보니 정신을 못 차렸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고개를 못 들고 다닐 정도였고 주변에서 위로해주는 말이 많으니까 그게 더 짜증나더라. 내가 더 작아지는 것 같고. 그래서 밝게 해보려고 했는데 1, 2차전 때 개인 기록은 안 좋았어도 팀이 승리해서 기분 좋았는데 3, 4차전 때는 별 다른 소득 없었고 팀도 2연패를 당했기에 안 좋았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자칫하면 올해 야구가 끝날 수 있다는 벼랑 끝에 몰렸다”며 “1차전부터 팀에 도움 되는 게 없었다. 악착같이 하려고 했는데 의욕만 앞섰다 근데 결정적인 순간 보탬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음고생도 심했다. 한동민은 “1차전 들어가기 전에 100kg 초반이었는데 지금 며칠 만에 5kg가 빠졌다. 넥센은 드라큘라 마냥 쪽쪽 빨아 먹는 팀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플레이오프가 첫 가을야구였다. 한동민은 “큰 경기 처음 해봤는데 수비 할 때나 타석 설 때 정규시즌과 다르더라. 그런 것 다 배제시키고 힘들게 올라간 만큼 1차전부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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