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그 자리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장정석 감독)” “우리는 서로를 믿고 있다. 오늘 못한 선수가 내일 잘해줄 수 있다.(서건창)” “지금 부진해도 언제나 믿음과 기대가 되는 최고의 타자다. 나 또한 그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있다.(샌즈)”
오는 2일 SK와 플레이오프 5차전, 넥센의 타순 중 4번타자는 일찌감치 확정됐다. 박병호. 플레이오프 타율 0.071(14타수 1안타)로 부진하나 팀 내 믿음은 강하다. 박병호는 보답할 수 있을까.
박병호는 플레이오프 타율 1할도 안 된다. 동반 침묵하던 김하성(넥센)과 한동민(SK)은 지난 10월 31일 4차전에서 각각 쐐기타와 추격 홈런으로 깨어났다. 6타석 이상 기록한 타자 중 박병호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는 없다.
↑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4차전 SK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히어로즈는 안우진의 호투와 샌즈의 맹타에 힘입어 4-2로 승리하며 벼랑끝에서 또 한번 탈출했다. 넥센과 SK는 5차전에서 진검승부를 가린다. 넥센 박병호가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박병호의 타격 부진은 일시적이지 않다. 포스트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0.000(4타수 무안타), 준플레이오프 0.231(1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그의 이번 포스트시즌 타율은 0.129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0.218)보다 더 낮다.
박병호 앞에 득점권 찬스도 다섯 차례 있었다. 박병호가 아웃되지 않은 것은 두 번이었다. 모두 볼넷이었다. 그렇지만 이후 넥센의 공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박병호가 출루 후 홈까지 밟은 것도 4차전 샌즈의 결승 2점 홈런 뿐이었다.
박병호는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143에 그쳤다. 그래도 안타 3개와 홈런 1개를 쳤다. 박병호는 이번 포스트시즌 4안타 중 장타조차 하나(준플레이오프 1차전 홈런) 밖에 없다. 호쾌한 타격과 거리가 있다.
그래도 박병호를 믿는 넥센이다. 언젠가는 터질 것이며, 제 몫을 다할 것이라는 신뢰다. 4차전 그의 마지막 타구는 꽤 멀리 날아갔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괜찮은 스윙이었다.
SK 투수도 박병호를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방을 조심해야 한다. 승부는 늘 긴장감이 흘렀다. 박병호는 17번의 타석에서 SK 투수의 69개의 공과 싸웠다. 공 하나로 끝났던 것은 유일한 안타였을 때다. 5구 이상 승부가 7번이었다.
플레이오프 5차전 장소는 인천이다. 그리고 선발투수는 김광현이다. 박병호가 이번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안타를 쳤던 장소이자 투수다.
박병호가 주는 위압감이 있다. 그 효과를 위아래로 받는 넥센이다. 박병호 앞뒤로 배치됐던 서건창과 샌즈의 스윙이 점점 매서워지고 있다. 때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대를 버리지도 않는다. 다들 박병호가 제 스윙을 하고 있다며 입을 모은다.
그 믿음과 기대 속에 한국시리즈 진출 팀이 결정될 5차전, 박병호는 타석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