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용덕(53)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기간 내내 편치 않은 얼굴이었다. 전쟁을 치르는 상황 속 수장에게는 당연한 숙명이지만 예상치 못한 부담감, 압박감이 더욱 깊숙이 스며든 듯 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서 3위를 확정한 뒤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 그만큼 가을야구, 단기전이 주는 부담과 에너지소비는 차원이 달라보였다.
한화 이글스가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패하며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11년 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으나 그 기간은 너무 짧고 또 힘이 빠졌다. 한화는 대전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아쉽게 패한 뒤 장소를 고척돔으로 옮겨 3차전, 극적인 승리를 따냈으나 4차전 다시 패하며 시리즈 전체를 넥센에게 넘겨줬다. 한화로서는 넥센보다 앞선 3위이기에, 보다 기대가 컸지만 공수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실책, 엉성한 플레이까지 더해지며 다소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마쳤다. 한화 입장에서는 부족한 전력을 거의 짜내듯이 임하며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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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덕(오른쪽) 감독과 한화의 만남은 첫해부터 많은 성과를 남기는데 성공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한 감독은 시즌 막판 불거진 베테랑 송광민과의 갈등이 더해지며 이번 포스트시즌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임하는 상황이 됐다. 시리즈 직전,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선수단을 규합했지만 짧은 기간 모두의 시선을 돌릴 수는 없는 노릇.
여기에 팀 정규시즌 성적이 워낙 좋다보니 기대치는 한없이 높아진 상태였다. 지난 10여년간 가을야구 문턱을 못 넘은 한화지만 어느새 올라간 3위에 한화팬들은 기뻐했고 자연스럽게 그 위를 기대하게 됐다. 뚜렷한 토종선발 성장도, 과거 같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존재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한 감독은 있는 전력을 최대한 짜냈고 그렇게 3위, 11년 만에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시즌 막판 한계에 직면하는 듯한 장면이 심심치 않게 나왔고 이는 결국 가을야구서 더욱 두드러졌다. 1차전을 패한 순간, 많은 이들이 한화의 시리즈 탈락을 예감했던 이유가 아닐까.
한화의 가을은 짧았고 한 감독의 시즌 종료 소감도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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